세계유산위, 日에 "사도광산 강제노동 역사 충분히 다뤄라" 권고

  • 정부 "우리 입장 반영된 결정…일본이 약속 이행하도록 계속 노력"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 전시실이 있는 아이카와향토박물관 사진연합뉴스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 전시실이 있는 아이카와향토박물관 [사진=연합뉴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의 사도광산과 관련, 조선인 강제노동에 대해 충분히 알려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권고가 나왔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에 한 약속과 달리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제출한 사도광산 보존현황보고서(SOC)를 평가한 결과 이같이 권고했다고 15일 회원국에 회람한 결정문안에서 밝혔다.
 
결정문안은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해석·전시 전략을 수립하라는 세계유산위의 권고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일본 측의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광산개발 모든 기간에 걸쳐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현장 차원에서 해석·전시 전략 및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라"고 권고했다.
 
세계유산위는 일본이 권고 이행을 위해 그간 취한 추가 조치를 인정하면서도 일본의 해석·전시 전략과 시설이 어떻게 사도광산의 전체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지 더 명확히 설명하고, 관련 진전 사항을 세계유산위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여기서 전체 역사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일본에 의해 광산에서 강제로 노역한 역사를 포함한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세계유산위는 일본에 이번 권고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2027년 12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했으며, 그 이행보고서를 2028년에 열리는 제50차 세계유산위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측의 관련 권고 이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측의 일관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도 일본 측이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등재 당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유네스코 사무국 및 관계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필요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문안은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에서 오는 20∼23일 사이에 안건으로 논의되며, 위원국 간 이견이 없으면 합의로 채택될 전망이다. 채택되는 결정은 구속력이 있지만, 권고를 따르지 않는 데에 대한 불이익이 분명하지 않아 일본이 권고를 얼마나 따를지 미지수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1603∼1867)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됐다. 이때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차별받으며 일했다. 1940∼1945년 사도광산에서 노역한 조선인 수는 1519명으로 알려졌다.
 
사도광산은 2024년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유산위에서 등재가 결정됐다.
 
등재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에 조선인 강제노동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일본에 요구했다. 유산 등재 성사를 위해선 세계유산위 21개 위원국 중 하나인 한국의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 없었던 일본은 그런 요구를 수용했다.
 
세계유산위는 등재를 결정하면서 일본에 '광산개발 모든 기간에 걸쳐 유산의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해석·전시 전략 및 시설 개발'을 권고했고, 일본도 권고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일본은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노동자의 가혹한 노동 조건 등을 설명하고 관련 사료를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했지만, '강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등 강제노역 사실을 충분히 표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의 진정성이 의심받으면서 한국 정부는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 등을 위해 개최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2년 연속 불참했으며, 올해 참석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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