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25% 넘게 폭락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속에 기업 예산이 소프트웨어에서 서버·메모리 등 하드웨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IBM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25.2% 폭락했다. 하루 기준 역대 최대 낙폭으로 월가의 '블랙 먼데이'였던 1987년 10월 19일 기록한 23.7% 하락을 넘어섰다.
IBM이 사전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영향이다. IBM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72억 달러(약 25조6600억원)로,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78억6000만 달러(약 26조64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2.93달러로 전망치 3.01달러를 밑돌았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고객들이 분기 자본지출을 서버와 스토리지, 메모리 반도체 구매에 우선적으로 배정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AI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고객들이 필요한 하드웨어를 미리 확보하는 데 예산을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소프트웨어에 투입할 자금은 줄었고,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이 큰 IBM도 그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크리슈나 CEO는 "6월 마지막 몇 주 동안 고객들이 공급이 제한된 인프라를 확보하고 예상되는 가격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분기 자본지출을 서버와 스토리지, 메모리 구매로 돌렸다"며 "공급망 문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자본지출 우선순위 조정의 규모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IBM이 2분기 출시한 z17 메인프레임과 관련 소프트웨어 제품군의 성과도 회사의 예상보다 부진했다. IBM은 당초 인프라 매출이 한 자릿수 초반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보다 나빴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업종 전체적 타격
IBM의 실적 경고는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도 끌어내렸다. 서비스나우 주가는 5.8% 하락했고 워크데이는 3.5%, SAP는 3.2%, 세일즈포스는 2.1% 떨어졌다.
반면 메모리와 반도체 관련주는 상승했다. 샌디스크는 5%, 마이크론은 4.9% 올랐다. 인텔과 엔비디아도 각각 4.7%, 4.1% 상승했고 AMD와 마벨테크놀로지는 각각 2.6%, 2.3% 올랐다. 스토리지 업체 시게이트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도 각각 2.1%, 1.4% 상승했다.
미국 경제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 모델에 대한 우려를 키운 데 이어, 하드웨어 구매 확대가 소프트웨어에 배정될 예산까지 잠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크 양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많은 자금이 하드웨어 기업으로 흘러가면서 다른 분야에 돌아갈 돈이 거의 남지 않고 있다"며 하드웨어가 다른 기술 업종의 몫까지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업체의 제임스 프리드먼 서스퀘하나 애널리스트도 "포천 500대 기업이나 1000대 기업의 기술 예산은 한정돼 있다"며 하드웨어에 대한 지출 확대가 다른 기술 분야의 소비를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하드웨어 구매를 우선하는 배경에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프리드먼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내일 사는 것보다 오늘 사는 편이 더 싸다고 판단하면서 인프라와 하드웨어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가 흐름도 이 같은 자금 이동을 반영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026년 들어 78.8% 급등한 반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확장 기술·소프트웨어 섹터 상장지수펀드(ETF)는 11.4% 하락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