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러 원유·가스 수입국에 최대 100% 관세 추진…우크라 전쟁 종식 기대

  • 日·프랑스 등 예외 가능성…트럼프 지지에 법안 통과 기대감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대러시아 제재 법안을 추진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고(故)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주도해온 대러 제재 법안의 수정안을 공개했다.

수정안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상위 5개국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종 관세율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억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이는 그레이엄 의원과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이 지난해 4월 발의한 원안보다 관세 부과 범위와 수위를 낮춘 것이다. 원안은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제3국 전반에 최대 5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수정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제재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추가됐다.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량의 15% 미만을 수입하면서 수입 감축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국가에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의 5대 수입국은 중국과 인도, 슬로바키아, 헝가리, 아제르바이잔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주요 수입국은 중국과 프랑스, 일본, 헝가리, 벨기에다.

다만 예외 조항이 적용될 경우 일본과 프랑스, 헝가리, 벨기에 등은 제재를 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법안의 실질적인 압박 대상은 중국과 인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는 서방 해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과 러시아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야말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국영 에너지 사업을 제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러시아산 원유 제재 회피를 돕는 국가와 러시아 방위산업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 등을 겨냥한 조항도 담겼다.

미 상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러시아의 핵심 수입원인 에너지 수출을 압박해 4년 넘게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중국 및 인도와 관계 냉각 우려

다만 블룸버그는 실제 관세 부과가 미국과 중국·인도의 무역 관계를 다시 흔들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무역 휴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핵심 광물 수출통제 등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관세가 즉각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여부와 수준을 결정할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한 만큼 실제 집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

본회의 표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확보한 데다 그레이엄 의원의 사망 이후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원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법안은 린지를 기리는 의미가 있다"며 "그가 다른 무엇보다 원했던 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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