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방위산업 수출액은 154억 달러(약 23조7500억원)로 2015년 30억 달러(약 4조6200억원)와 비교해 413.3% 급증했다. 폭발적인 성장 배경으로 △수출 품목의 고도화 △빠른 납기일 및 가성비 △시장 다각화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올해 방산 수출액 목표를 전년 대비 29.9% 늘어난 200억 달러(약 30조8000억원)로 설정했다.
문제는 늘어난 수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생산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방산 기업들의 사업장 안전 관리를 위한 투자는 수주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방산 5개사가 공개한 '2025 지속가능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안전관리 현황과 안전 투자액, 투자 집행 내역 등을 공개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일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에도 2024년 안전보건투자예산을 전년 대비 51.4%나 줄였다. LIG D&A, KAI, 풍산, 현대로템 등은 구체적인 안전 투자 예산과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해외 방산 기업들은 안전 투자에 대한 성과 지표인 총기록재해율(TRIR), 근로손실재해율(LTIR) 등을 적극적으로 공개한다. 록히드마틴(미국), BAE 시스템즈(영국) 등 글로벌 방산 기업은 자체 안전 제도를 브랜드화할 만큼 보건·안전 분야에 민감하다. 실제 록히드마틴은 사업장 내 부상자 수와 환경적 위험을 0에 수렴시키는 '타깃 제로' 정책을 시행하고, 이행 결과를 수치화해 매년 투자자들에게 공개한다. BAE 시스템즈는 전 세계 사업장에 '라이프 세이빙룰'을 적용하고 있다. 화재, 폭발 등 고위험 사업군을 지정해 위험이 감지되는 즉시 정직원뿐 아니라 협력사도 작업 중지 권한을 발동할 수 있는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 투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페널티가 없다 보니 기업들이 구체적인 투자 내역을 밝히길 꺼려한다"면서 "안전 비용을 '대외비'로 여기는 관행 때문에 깜깜이 투자가 많고, 관련 정책 시행 결과도 기업 홍보용 숫자로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인 안전 개선을 위해서는 설비 최신화, 교육비, 보호구 구입비, 환경 개선비 등 세분화된 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감시 장치도 더욱 정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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