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찾은 '서울국제도서전'은 평일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인파로 북적였다. 행사장 입구에는 표를 사려는 긴 줄이 이어졌고, 행사장 안에서는 출판사 부스마다 책을 살펴보거나 굿즈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방문객들은 각각의 부스를 분주히 오가며, 책을 보고, 체험하고, 웃고 떠들었다.
전날 막 올린 국내 최대 책 축제 '2026 서울국제도서전'은 오는 2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총 18개국 538개사(국내 361개사, 해외 177개사)가 참가해, 책은 물론, 전시, 북토크, 체험 이벤트 등 416개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날 만난 임채린(23)씨는 “천선란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고 왔다”며 “널리 알려진 대형 출판사뿐 아니라 조그마한 출판사와 동네 서점까지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게 도서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쁜 부스들도 구경하고, 각종 체험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참가사들은 부스를 저마다 색다른 콘셉트로 꾸려,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민음사는 캡슐토이존을 마련해 굿즈를 선보였고, 문학수첩은 팝업북 전시와 운명 뽑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김영사는 손글씨 웨이트존 필사 체험을 운영했고, 보림출판사는 앞치마를 두른 요리사 복장의 직원들이 책을 추천하는 북마카세를 선보였다. 안전가옥은 '책이 패션인게 어때서', '책 꾸미는 게 어때서' 등의 문구를 내세운 감각적인 부스로 젊은 관람객들이 오래 머무르도록 유도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밀리의서재 등 대형 서점도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웠다. 예스24의 독서·러닝 결합 독서 캠페인 '리딩런 베이스캠프'에는 개막 첫날에만 약 1700명이 참여했다. 예스24 관계자는 "이는 리딩런 음성 읽기 참여자로, 부스 방문객까지 합치면 실제 부스 이용객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가장 붐빈 곳은 민음사 부스였다. 계산 대기 줄과 관람객 동선이 뒤엉키자 직원들이 '결제줄'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결제하실 분들은 이쪽으로 와달라"고 안내하는 등 인파를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올해 도서전의 화두는 '인간선언(Homo Duduri)'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화길 소설가, 배순탁 음악평론가 겸 작가, 이제니 시인은 이날 열린 '리미티드 에디션 인간선언 북토크'에서 AI 시대의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배 작가는 “인간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 등장할 때마다, 보통 낯선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며 “인간 사이의 신뢰와 약속이 전 지구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절감하면서 AI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돌베게·평산책방' 부스에서 예정에 없던 북토크를 열자, 현장이 순식간에 인파로 가득차기도 했다. 행사 시작 30여 분 전부터 관람객들이 부스 주면을 메웠고, 문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력과 번역: 문화를 넘어 이야기를 잇다'를 주제로 북토크에 참여했다.
도서전은 코엑스 A홀·B1홀에서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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