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양극화...중소기업은 여전히 '진입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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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인공지능 전환(AX)을 국가 성장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 상당수는 비용과 인력 부족으로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중소기업은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에 막혀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4일 발표한 '사업체의 AI 도입 현황 및 영향에 대한 탐색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사업체의 AI 도입률은 5.0%로 집계됐다. 2022년 1.5%와 비교하면 1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번 분석은 2019~2023년 사업체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해 이뤄졌다.

다만 AI 도입은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집중되면서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AI 도입률은 20.0%, 공공부문은 22.1%에 달했지만 중소기업은 2.4%에 그쳤다. 규모별로도 500인 이상 사업체의 AI 도입률은 16.9%인 반면 30~99인 사업체는 3.5%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도 경상권(7.6%)과 수도권(6.0%)이 평균을 웃돈 반면 전라·제주권은 0.8%에 머물렀다. AI 활용 역량이 특정 기업군과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의 투자 여력 차이도 뚜렷했다. AI 도입 기업은 미도입 기업보다 자산과 매출 규모가 컸고 연구개발 투자도 활발했다. AI 도입 기업의 평균 자산은 미도입 기업의 3배 수준이었고 평균 매출액과 부가가치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형자산과 소프트웨어 보유 규모, 연구개발 투자비도 미도입 기업을 웃돌아 AI 전환이 자금력과 기술 역량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AI 도입이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연구원에 따르면 AI 도입 기업의 생산성 증가세는 도입 직후 오히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도입 기업은 원래부터 생산성이 높은 집단이었지만 도입 초기에는 시스템 안착 과정과 투자 부담 등의 영향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규모 일자리 감소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I 도입 기업과 미도입 기업 모두 비슷한 고용 증가율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AI 도입 기업에서는 고숙련 인력 비중이 늘고 저숙련 인력 비중이 감소하는 등 고용구조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원은 AI가 일자리 총량보다는 직무 구성과 인력 수요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이 AI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AI를 도입한 기업들은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AI 도입 및 활용 기술 부족'(49.8%)과 '과도한 비용 부담'(48.7%)을 꼽았다. 전문인력 확보와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AI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의미다.

김기민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AI 도입이 대규모 사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의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 지원과 AI 활용 교육 확대가 필요하다"며 "생산성 향상 등 중장기 효과를 점검할 수 있는 지원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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