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AI금융시대 = 김성주 BNK부산은행장] 부산은행을 AI 네이티브 은행으로 바꾼다

AI 혁명은 금융산업의 질서를 바꾸고 있다. 과거 은행의 경쟁력이 점포 수와 자산 규모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활용하고 AI를 얼마나 조직 깊숙이 심어놓았는가에서 갈리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에게 AI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수도권 대형은행과 자본 규모로 경쟁하기 어렵고 인터넷전문은행과 플랫폼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김성주 BNK부산은행장은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지역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부산은행을 'AI 네이티브 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AI를 일부 업무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은행의 일하는 방식과 고객 서비스, 조직문화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방은행이 AI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김성주의 실험이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성주 BNK부산은행장 사진BNK부산은행
김성주 BNK부산은행장 [사진=BNK부산은행]



현장에서 답을 찾는 은행장


김성주 은행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현장이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조선과 기계, 해양산업 등 동남권 제조업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했다. 지역경제가 살아야 은행도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은행은 올해 2조원 규모의 '2026 뉴스타트 특별대출'을 공급하며 제조업과 뿌리산업 지원에 나섰고,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특별보증대출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적 금융 확대는 김성주 리더십의 출발점이다. 그는 금융이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산업이 아니라 지역 산업을 성장시키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현장 중심 경영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6년 1분기 부산은행 당기순이익은 1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했다. BNK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증가를 기록하며 지역은행의 저력을 보여줬다.


AI는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


김성주는 최근 부산은행 전 경영진과 부서장이 참석한 'AI 리더십 서밋'에서 매우 상징적인 발언을 남겼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금융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이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부산은행의 미래 전략을 압축한 선언에 가깝다. 김성주는 AI를 IT부서의 프로젝트로 보지 않는다. 그는 경영진이 직접 AI를 활용하고 이를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AI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의 문제라는 것이다.


부산은행은 AI 리더십 서밋을 계기로 전 직원 AI 교육을 확대하고 경영진부터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의미다.


AI 네이티브 은행을 선언하다


김성주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단순한 디지털 은행이 아니다.

그는 부산은행을 'AI 네이티브 은행'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AI 네이티브 은행은 기존 업무에 AI를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다. 은행의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고객 서비스, 리스크 관리, 상품 개발 전 과정이 AI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의미한다. 부산은행은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혁신, 초개인화 금융서비스, AI 거버넌스 구축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초개인화 금융이다. 과거 은행은 고객을 등급별로 나누어 관리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고객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시장이 된다. 소비 패턴과 금융 이력, 자산 현황을 분석해 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김성주는 AI를 통해 지방은행도 메가뱅크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대안신용평가의 실험


김성주 체제의 부산은행이 보여주는 가장 구체적인 AI 성과는 대안신용평가모형이다.

부산은행은 올해 AI 기반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도입했다. 기존 금융거래 정보뿐 아니라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고객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청년층이나 자영업자, 중소기업 고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한 심사 혁신이 아니다.

AI 금융의 본질인 데이터 금융으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AI는 기존 금융정보 외에도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평가할 수 있다. 지방은행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김성주는 AI 심사 체계를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고 포용금융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플랫폼과 손잡고 영토를 넓히다


김성주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방성이다.

부산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중소기업 공동대출을 추진하고 있고 토스 앱 내 부산은행 전용관도 운영하고 있다. 지방은행이 인터넷은행과 경쟁하는 대신 협력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AI 시대 금융의 중요한 특징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은행이 모든 것을 직접 하려고 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플랫폼과 데이터가 연결되는 생태계 경쟁이 중요해진다. 김성주는 부산은행의 지역 네트워크와 빅테크의 디지털 플랫폼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부산 AI 금융허브의 가능성


김성주의 비전은 부산은행을 넘어 부산 전체로 확장된다.

부산은 금융중심지 지정 이후 해양금융과 파생상품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여기에 AI가 결합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부산은행은 지역 AI 스타트업 육성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AI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금융을 혁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결국 김성주가 꿈꾸는 미래는 단순한 지방은행의 생존이 아니다.

서울 중심 금융 구조를 넘어 부산이 AI 금융허브로 성장하는 것이다.


김성주 금융기업가정신의 본질


김성주의 금융기업가정신은 두 개의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생산적 금융이다.

지역 제조업과 중소기업,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AI 전환이다.

은행의 조직과 서비스, 금융 모델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AI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김성주는 AI를 지역은행의 미래 성장전략으로 보고 있다. 자본 규모로는 대형은행을 이길 수 없지만 AI 활용 능력으로는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믿는다.

AI 시대는 규모의 경제보다 지능의 경제가 중요해지는 시대다.

김성주의 도전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지방은행도 AI를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는가."

부산은행은 지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써 내려가고 있다.

:SWOT 분석: 

Strengths(강점)
김성주는 현장 중심 경영과 생산적 금융에 강점을 가진 CEO다. 취임 이후 지역 산업 지원을 확대했고 2026년 1분기 순이익을 26.3% 늘리는 성과를 냈다. 동시에 지방은행 최초 수준의 AI 네이티브 은행 전략을 제시하며 AI 전환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 AI 대안신용평가모형 도입과 전 직원 AI 교육 확대도 강점이다.

Weaknesses(약점)
대형 시중은행 대비 자본력과 데이터 규모가 제한적이다. AI 투자 여력에서도 KB·신한·하나 등 메가뱅크와 격차가 존재한다. 지역경제 의존도가 높은 것도 구조적 한계다.

Opportunities(기회)
AI 금융 확산은 지방은행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AI 심사와 초개인화 서비스, 플랫폼 제휴를 통해 전국 단위 고객 확보가 가능해진다. 부산의 금융중심지 전략과 AI 산업 육성 정책도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Threats(위협)
인터넷은행과 빅테크 금융 플랫폼의 공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 둔화와 지역 제조업 부진 역시 위험 요인이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투자 대비 성과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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