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넘어 AI 슈퍼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개인용컴퓨터(PC), 로보틱스 플랫폼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와 SK그룹의 협력이 단순 메모리 조달 관계에서 다년간 공동 기술 로드맵을 짜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로비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사 협력 방향을 설명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였고 앞으로도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로 계속 갈 것"이라며 "오늘 발표는 서로에 대한 약속을 계속 키우고 함께 개발하며 시장 범위를 넓히겠다는 큰 발표"라고 말했다.
황 CEO는 이번 협력의 핵심으로 장기 계약과 공동 로드맵 설계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장기 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야심찬 아키텍처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이 함께 진화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공동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 범위도 대폭 넓어진다. 황 CEO는 "이번 주 네 가지 새로운 제품을 발표했다"며 "차세대 AI 슈퍼컴퓨터인 베라 루빈에는 SK하이닉스가 들어갈 것이고 새 CPU인 베라에도 SK하이닉스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40년 만에 PC를 재창조하는 RTX 스파크 PC를 발표했으며 여기도 SK하이닉스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협력도 새 축으로 제시했다. 황 CEO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의 시대가 마침내 왔다"며 "새 로보틱스 프로세서인 젯슨 토르에도 SK하이닉스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슈퍼컴퓨터에서 CPU, PC, 로보틱스까지 파트너십을 확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양사 협력이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간 메모리 협력에서 SK그룹 차원의 더 큰 그림으로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많은 협력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해왔던 메모리 협력이었는데 지금부터는 협력의 차원을 좀 더 높여 SK그룹과 엔비디아가 협력하는 큰 그림"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협력 방향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하나는 미래에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같이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라며 "AI 팩토리는 하이닉스 팹을 포함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AI 데이터센터 같은 것들을 총칭하는 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와 개발하는 R&D 로드맵도 같이 공유할 것"이라며 "같은 로드맵을 만들어 미래 수요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한국의 AI 산업 기반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메모리 기술을 포함한 반도체 제조에서 세계적 수준이고 중공업에서도 세계적 수준"이라며 "과학과 수학에 대한 깊은 열정 덕분에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세계 선도 기여국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AI 인프라 수요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황 CEO는 "전 세계 AI 인프라 구축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앞으로 10년 이상 AI 인프라를 계속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가와 모든 기업이 AI를 필요로 하며 각 산업마다 다른 AI가 필요하다"며 "이 모든 분야에는 엔비디아 GPU 컴퓨팅과 AI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도 AI 생태계 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칩뿐 아니라 에너지와 물까지 부족해질 수 있다"며 "AI 생태계에 참여하는 파트너와 고객들이 장기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 CEO는 "AI는 인터넷이 세계의 인프라가 됐던 것처럼 세계의 인프라가 될 것이 확실하다"며 "한국에도 많은 AI 인프라를 지어야 하고 우리는 함께 협력해 이를 한국과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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