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파마, 中 신약 후보물질 쓸어담는다…안보 우려까지 확산

  • FT "중국 바이오 의존, 美 안보 리스크로 부상"

  • 화이자, 이노벤트와 최대 105억달러 항암제 계약

  • 특허 만료 앞두고 파이프라인 확보 경쟁 가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대형 제약사들이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국산 신약 후보물질을 빠르게 들여오고 있다. 항암제 후보물질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신약 개발 후보군) 확보 경쟁이 커지면서, 기업 간 기술거래로 여겨졌던 이 움직임은 미국 내 안보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치권과 투자자들은 자국 제약업계의 중국 바이오 의존 확대를 안보 리스크로 보기 시작했다. FT는 최근 화이자가 중국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와 최대 105억달러 규모의 항암제 개발 계약을 맺은 사례에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사의 계약 대상은 초기 단계 항암제 후보물질 12개다. 화이자는 이노벤트에 선급금 6억5000만달러를 지급한다. 나머지는 개발·허가·상업화 단계별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구조다.
 
미국 빅파마가 중국 신약 자산을 찾는 배경은 특허 만료다. 로이터는 미국 제약사들이 2030년 전후 최대 2000억달러 규모의 의약품 매출 공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바이오 기업은 항체약물접합체(ADC·암세포를 겨냥해 약물을 전달하는 항암 기술), 다중특이 항체 등 차세대 치료제 후보를 빠르게 늘리며 글로벌 업체의 기술도입 대상이 됐다.
 
거래 규모도 커졌다. 로이터가 팜큐브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화권 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2025년 1377억달러로 2021년의 약 10배로 늘었다. 미국 업체의 중국 거래도 급증했다. 2025년 상반기 기술도입 계약은 14건, 최대 183억달러 규모였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2건에 그쳤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비용 절감이나 신약 개발 전략을 넘어 안보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FT는 “미국 정치권에서 중국 바이오 기술 의존이 희토류 의존과 비슷한 전략적 취약점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은 대중 투자 제한 대상에 바이오 기술을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로 미 재무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중국 정부의 관련 산업 지원이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규제 강화가 신약 개발을 늦출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중국산 후보물질 확보를 제한하면 미국 바이오 기업 보호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보강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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