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서 언쟁 후 뇌출혈 사망...법원, 업무상 재해로 인정

  • 작업지시서 수령 문제로 말다툼 벌이다 뇌내출혈로 사망

  • 법원 "상당한 인과관계 인정...뇌혈관 질환 치료받지 않아"

서울행정법원 사진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직장 동료와 심한 말다툼을 벌인 직후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공장장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기저질환이 있더라도 업무 중 발생한 급격한 스트레스가 발병의 원인이 되었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 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공장장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24년 3월 생산업무 총괄자였던 A씨는 작업지시서 수령 문제로 동료와 격한 언쟁을 벌였다. 두 사람의 다툼은 휴게실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10여 분간 이어졌다. 언쟁 직후 A씨는 갑작스러운 피로감을 호소하며 누웠고 이후 공장 직원에게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한 달 만에 숨졌다.

이에 유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거절했다.


공단 측은 언쟁 내용이 뇌출혈을 유발할 정도의 급성 스트레스라고 보지 않았고, 망인의 고혈압·흡연력 등 개인적 요인을 발병 원인으로 판단했다. 결국 공단의 판정에 불복한 유족은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끝에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언쟁 직후 쓰러진 점을 볼 때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공단의 처분을 취소했다. 당시 A씨가 평소와 달리 매우 격앙된 상태였으며, 이를 통상적인 의견 대립으로 가볍게 치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과거 뇌혈관 질환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없었다는 점도 판결의 근거로 제시했다. 동료와의 갈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기저질환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혈관의 급격한 변화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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