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가 장중 7400선대로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 발언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전 거래일(11일) 기준 전 세계 시가총액 6위까지 올랐던 한국 증시는 이날 다시 7위권으로 밀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29%(179.09포인트) 내린 7643.15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로 출발했다. 장중 한때 7999.67까지 오르며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오전 10시 이후 급격히 하락 전환하며 장중 7421.71까지 밀렸다.
갑작스런 급락 원인을 두고 분석은 제각각이다. 일단 단기 과열 부담이 컸다는 게 급락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연초 대비 80% 넘게 급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상승이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쏠림 현상에 기반했던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분을 반납한 모습”이라며 “미국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이 각각 4.6%, 3.1% 하락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도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 등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업종 낙폭이 확대됐다”며 “여러 불확실한 요인이 지수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이 급락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의 고위 정책 당국자가 AI 산업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를 활용해 국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이 끌어낸 결과가 아니다”라며 이를 국민에게 환원하기 위한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그는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이 과실은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은 기반 위에서 나온 만큼 일부는 구조적으로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김 실장의 발언이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김 실장의 페이스북 게시글 이후 급락 전환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노조가 AI 호황에 따른 이익 배분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는 점도 하락 반전의 요인으로 언급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한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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