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지난 1일부터 시작한 5일간의 전면 파업을 마무리하고, 6일부터 현장에 복귀해 무기한 준법투쟁으로 전환한다. 노조는 파업 자체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합의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6일 인사팀 임원과 노조위원장의 1대1 미팅, 8일에는 노동부가 참여하는 노사정 회의를 통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을 예정이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차가 큰 만큼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번 파업으로 삼성바이오의 생산 차질과 함께 수천억원 규모의 피해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 15분부터 2시간가량 첫 노사정 면담 자리를 가졌으나 양측 간 이견만 확인했다. 이후 노사는 각각 노동부와 별도 면담도 진행했지만 추가 안건이나 구체적인 방향성도 마련하지 못했다.
노조 측은 입장문에서 "사측에서 모든 종류의 쟁의 활동 중지, 부당노동행위 등 쟁송에 대해 상호간 취하를 요청했지만 노동조합은 얻는 것 없이 쟁의 수위만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2011년 창사 이후 첫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파업 피해액은 약 1500억~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이 계속 진행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 규모는 약 6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노조 측이 당초 예고했던 이달 1일 전면 파업 일정에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일부 공정에서 기습적으로 작업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핵심 소분 공정이 멈추면서 생산 라인 전반에 연쇄적인 차질이 발생했고, 공정 흐름에도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생산을 이어갈 제품을 선별하고 변질이 불가피한 일부 제품은 자체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항암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관련 의약품, 아토피 치료제 등은 이미 생산에 차질이 생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은 한 공정에서라도 지연이 발생하면 해당 배치 전체가 폐기되는 특성이 있어 손실 규모가 증폭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채용·인사고과·M&A 등 핵심 경영 사안에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단체협약에 명시하라는 내용에서 사측과의 간극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경영권·인사권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를 경영권 침해로 보고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M&A나 주요 인력 배치까지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미래 성장을 위한 경영 판단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6일 오후부터 근무 현장에 복귀하되,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거부하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한다. 노조는 합의가 안 되면 2차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중단으로 인한 직접 손실도 문제지만, 계약 불이행에 따른 페널티와 함께 규제 당국의 주시, 고객사의 대체재 전환 등도 리스크"라며 "글로벌 CDMO 업계는 후발 주자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의사결정의 지체로 틈을 잡히면 수주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터진 파업 리스크가 경쟁사들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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