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반도체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과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임금협상을 위해 결성된 공동 대응 체제는 협상 결렬 이후 투쟁 조직으로 확대됐지만, 결국 내부 이견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탈의 배경은 반도체 사업부 중심의 성과급 요구와 강경 투쟁 노선에 대한 불만이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DX 부문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이해가 반영되지 않는 구조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노조 간 협의 부재와 신뢰 훼손 역시 공개적으로 지적됐다.
그 결과 ‘노사 갈등’이 ‘노노 갈등’으로 확장됐다. 같은 기업 내에서도 사업부별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하나의 노조 체계로는 이를 묶어내기 어려운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조직 갈등이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거대 기업의 구조적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그간 외형적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규모 확대가 곧 대표성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업 구조가 복잡할수록 이해관계는 다층적으로 갈라진다.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은 수익 구조와 성과 보상 체계가 다르고, 이에 따른 요구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그 균열이 임계점을 넘었음을 보여준다.
노조의 분열은 기업에도 부담이다. 교섭 창구가 분산되면 협상은 복잡해지고, 갈등의 비용은 커진다. 그러나 그 책임을 기업에만 돌릴 수는 없다. 내부 조정 능력을 갖추지 못한 노조 역시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투쟁의 강도가 아니라 대표성의 재정립이다. 특정 사업부의 요구가 전체를 대변하는 구조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다양한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체계 없이는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노조가 맞닥뜨린 문제는 한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산업이 복잡해질수록 노동 역시 단일한 이해로 묶이기 어려워진다. 이번 사태는 한국 노동운동이 직면한 새로운 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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