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내란 방조' 한덕수 전 총리 항소심서 징역 23년 구형..."중형 선고 불가피"

  • "국헌문란 인지하고도 내란 동조" vs "경제 위기 막으려 저지 노력"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은석 내란특검팀(내란특검)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에서 1심 선고와 같은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7일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에서 열린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허위공문서 작성, 위증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특검측은 한 전 총리에게 1심 선고와 같은 징역 2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에서 특검측은 한 전 총리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내린 바 있다.

이날 특검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내란 주요임무 종사 혐의, 대통령 공용서류 손상을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비상계엄이 실질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국헌문란 행위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문건에 사후 부서(副署)를 하고, 국무회의 절차를 거친 것처럼 허위 공문서를 작성함으로써 내란 행위에 '외관상의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사 단전·단수 논의 등 계엄 유지 업무에 종사한 점, 대통령실 기록물을 임의로 폐기하고 국회 탄핵 심판에서 위증한 점 등을 들어 원심의 유죄 판결이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헌법 파괴적 폭동 행위임에도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조력했다"며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범행이 증명되었으므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한 전 총리가 당시 처했던 현실적 한계를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지고 내란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국정 마비와 경제적 파국을 막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한 점을 고려해달라"고 변론했다.

한 전 총리도 최후 진술에서 "비상계엄이라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무총리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께 깊은 자책과 후회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결과적으로 저지에 실패했기에 국민 앞에 죄인이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특검 구형에 앞서 내란 전담 재판부도 적극적으로 한 전 총리를 심문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계엄 당일 송미령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대접견실에 도착한 당시 상황을 물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당시 누가 오는지, 국무회의가 성립되는지, 누가 주재할지도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며 "송 장관에게 빨리 오라고 한 것은 비상계엄을 저지하기 위함이었으나, 하나하나 챙기지 못한 부분은 머릿속 정리가 부족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접견실에서 10분 이상 대화하며 문건을 검토했다는 폐쇄회로(CC)TV 기록을 제시하며 압박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는 "정말 기억에 없다"며 거듭 모르쇠로 일관했다.

또한 국무위원 6명이 포고령 문건을 함께 보았다는 특검의 지적에 대해서도 "6명 다 봤다고 하니 포고령이었을 것"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그러면서 계엄 반대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적 목적보다는 경제적 파장을 우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경제적으로 대한민국이 망가질 수 있고 대외 신인도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40년간 공직에 있으며 이런 계엄은 저지해야 한다고 판단해 대통령께 여러 번 해제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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