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장이라는 단어가 관례처럼 표현되지만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처럼 이 단어에 어울리는 사람도 드물다. 청년 시절의 힘든 삶과 중년 시절 시련을 극복하고 계열사 전체 매출 3조원, 총 직원 수 5만5000여명에 이르는 국내 1위 위탁관리 전문회사인 삼구아이앤씨를 일궈내고 82세인 지금도 정력적으로 회사를 이끄는 인물이다.
ABC는 삼구아이앤씨의 성장 비결과 경영 철학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6일 ABC 광화문 스튜디오에서 구 대표사원과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구 대표사원과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그마한 회사(삼구아이앤씨)를 경영하고 있는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이다. 14살부터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아이스케키(아이스크림)와 메밀묵 장사를 하면서 어디 가서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지, 어떤 계절에 무슨 장사가 잘되는지 고민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사업에 대해 조금씩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배고픔은 잠시의 굶주림이지만 배움에 대한 부족은 영원한 굶주림이다. 제 좌우명이다. 가난으로 중학교를 다녀보지 못했고 중학교 검정고시도 볼 실력이 없었다. 일반 고등학교를 진학할 수는 없었고 야간 고등학교를 진학했다. 야간 고등학교에 가려면 일을 오후 4시 전에는 끝내야 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3시간 이른 새벽 4시에 일어나 공장에 나가 7시간을 일하고 등록금을 벌어 학교를 다녔다. 지금도 한 달에 18번가량 조찬 수업에 참석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을 청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위탁관리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옛날에는 재래식 구조 탓에 집 안에 화장실이 없었다. 재래식 화장실을 쓰다보면 소변이 변기에 묻어 하얀 변기가 노랗게 변한다. 모두 알칼리다. 이게 붙게 되면 철 수세미로도 벗길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식당이 고민하는 것을 봤다. 변기가 노랗게 변한 것을 지우지 않으면 암모니아의 지독한 냄새가 나며 손님들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에서 알칼리를 지우려면 산을 뿌리면 된다는 것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화공약품상에서 염산을 구해 변기에 발라봤다. 2~3분 만에 파란 연기를 내면서 중화되고 그다음 물 한 바가지만 부으면 노란 변기가 하얀 변기로 바뀌는 것을 봤다. 그래서 식당 주인에게 가서 제가 화장실을 청소해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하루 종일 닦아도 냄새나던 화장실이 10분 만에 냄새가 없어지는 것을 보고 많은 식당 주인이 일을 맡겼다. 성실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식당뿐 아니라 백화점 등의 야간 청소도 맡게 됐다."
"당시에는 많은 상인이 은행 대신 가게 금고에 현금을 보관했다. 분실 우려 탓에 다른 사람에게 야간 청소를 믿고 맡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믿음을 주기 위해 개인 대신 회사(법인)를 세웠다. 1976년 회사 설립을 계기로 화장실을 넘어 전체 사업장을 청소하는 것으로 일의 범위를 늘렸다. 신용, 신뢰, 사람 세 가지를 갖추자는 의미에서 회사 이름을 삼구로 지었다."
-조 단위 매출을 내는 기업을 만들 수 있게 된 계기가 있나.
"삼구아이앤씨가 외부에는 빠르게 성장한 회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가 14살부터 시작한 장사에서 얻은 성공과 실패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많은 사람이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하지만 저는 그런 소원을 품어본 적이 없다. 젊은 시절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생각을 두 번이나 해봤고 많은 서러움을 겪었다. 그저 무슨 일을 하든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 이 나이에 이르러서도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산다는 데 변함이 없다."
-회장 대신 책임대표사원이라는 직함을 쓰는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저 하나만 쓰는 직함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본인도 써보고 싶다고 한다(웃음). 우선 삼구아이앤씨라는 작은 회사에 회장이라는 거창한 직함이 어울리지 않는 게 첫째 이유다. 둘째 이유는 5만2000명에 달하는 삼구 구성원이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의 가치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는 데 있다. 그분들을 존경하고, 그분들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책임을 대신 져줄 사람이 누구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책임대표사원이라는 직함을 쓰고 있다."
"위탁관리는 힘든 일이다. 저는 평생 남의 공장을 다니면서 상처받고 많은 수모를 겪었다. 이를 다른 사람한테 떠넘기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지론이다. 한국 사회는 청소·경비 등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분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 그래서 적어도 삼구는 이분들을 존중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40년 전부터 고민했다. 그래서 구성원들을 아주머니 대신 당시 영부인에게나 붙이던 여사님으로 칭하기 시작했다. 기업을 하는 사람은 같이 일하는 구성원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대한민국 리더에게 듣는다]는 오는 상반기 중 케이블TV 개국을 앞둔 ABC(AI Business Channel)의 연중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의 각종 이슈를 저명인사와 전문가를 통해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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