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금리 인하 멈칫…가계 상환 부담 '눈덩이'

  • 작년 말 기준 은행 연체율 0.50%…10년만 최고

  • 가계대출 연체율 2024년 대비 상승...개인사업자도 ↑

  •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급등…"차주 부담 가중 우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각 은행 ATM. [사진=연합뉴스]

금리 상승 흐름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가계와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미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가계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점이 부담을 키우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은행 연체율은 0.50%로 집계됐다.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밀린 것을 기준으로 한 조사다. 은행 연체율은 2021년 말(0.21%) 이후 4년 연속 오르고 있다. 연체율이 상승세로 전환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은행 연체율이 0.5%대를 돌파한 건 2015년(0.58%)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0.75%로 전년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신용대출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취약 차주 중심의 부실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금리 하락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5년 고정형이 4.14~6.74%로 집계돼 상단 6.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개월 변동형 역시 3.61~6.01%로, 상단이 6%를 돌파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만기 기준)도 연 3.96~5.46%로 5%를 넘겼다.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재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금리 상승 배경에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사태 장기화로 고유가·고환율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즉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리 경로를 통해 가계 부담으로 전이되는 구조다. 실제 한은은 지난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전쟁으로 통화정책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져 당분간 중립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이달 1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5501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6847억원 증가했다. 부채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부담까지 커지며 가계의 상환 여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의 이자 부담이 계속돼 소비 위축과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금리·부채·경기 둔화가 맞물리는 구조가 고착되면 금융 시스템 전반적인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