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항공사가 유가 변동 리스크를 입게 됐다.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유류비 헤지(위험회피) 계약’마저 없는 저비용항공사(LCC)의 부담은 더 클 전망이다. 항공권 가격 역시 4~5월부터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LCC 빅3’인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현재 별도의 유류비 헤지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다른 LCC도 유류비 헤지 계약이 없다.
유류비 헤지 계약이란 비교적 중장기 단위로 항공유를 구매할 때 가격의 상·하한선을 함께 정해 추후 유가 변동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 일종의 파생상품이다. 유가 변동성이 심할 때 항공사가 부담할 비용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오르며 유류비 헤지 계약이 없는 LCC는 비용 부담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전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은 3월 첫째 주 기준 배럴당 157.41달러로 전주 대비 약 58.4% 상승했다. 2월 마지막 주에도 99.40달러로 전주 대비 3.6% 올랐는데, 상승 폭이 급등했다.
이러한 유가 상승은 결국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국적 항공사들은 4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앞서 3월 6600원에서 4월 7700원으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지난달 말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시작된 첫날인 2월 28일 하루만 포함된 수치다. 유가는 그 이후 급등한 만큼 5월 유류할증료가 큰 폭 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선의 4월 유류할증료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데, 국내선보다 더 큰 인상이 점쳐진다. 국내선 대비 비행 거리가 긴 만큼 유류비가 항공권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제선 4월 유류할증료는 2월 16일부터 3월 15일 사이 항공유 평균 가격으로 산정돼 중동전쟁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한다는 점 또한 변수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고유가 흐름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495.5원까지 올라 1500원대를 위협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쳐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LCC의 적자 폭은 더 확대가 전망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LCC가 연간 소모하는 항공유 규모 정도로는 파생상품을 들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나마 급유 업체에 발주할 때 항공유를 필요한 양보다 미리 좀 더 사두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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