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재계 읍소 나몰라라...현장 혼란 불가피

지난해 8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된 모습[사진=연합뉴스]

재계가 우려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10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산업계에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자동차·방산·조선·건설 등 'K-제조업'은 1차 협력사와 하청 생태계가 그물망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세계 최강 수준의 원가 경쟁력과 품질력을 갖추게 된 배경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하청 구조는 한국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 문화"라며 "급박하게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이 경영 압박과 파업의 수단으로 변질되면 1년 내내 노사 교섭에만 매달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8일 산업계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사용자의 범위'가 확대되면, 각종 노사 분쟁이 증가하고 하청 업체가 기업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근로계약서상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동자의 근로시간, 임금, 작업방식 등을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치에 있다면 사용자로 간주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기업)을 상대로 각종 교섭권을 가질 수 있게 한 점이다. 조선·자동차·건설·철강·석유화학·반도체·IT·플랫폼·서비스 등 다단계 하도급이 보편화된 국내 전 산업군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가령 현대자동차는 1·2·3차 협력사를 포함해 약 5000개의 하청 업체를 두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별로 협력 업체가 나뉘는 건설업의 경우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 등 3사의 1차 협력사는 1900여곳, 전체 협력사 규모는 1만6000여곳에 이른다. 조선업은 자동차·건설보다 협력사 수는 적지만 외주 인력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HD현대·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의 협력사 인력은 4만5000여명으로, 직접 고용 인력(3만1000명)의 1.5배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청 노동자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교섭이 진행되면 경우에 따라 요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해지고, 혁신을 위해 뛰어야 할 제조 현장이 혼란과 갈등의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계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동 전쟁으로 인한 3고(고환율·고금리·고유가) 등 국내 경제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법이 시행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전례 없는 대외 불확실성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모호성이 다분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경영 결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업이 사면초가에 빠지지 않도록 노사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 보다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상생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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