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6·3 지방선거, AI 선수를 뽑자] ⑦ AI 윤리를 말하려면 먼저 이해부터 해야 한다

AI 시대의 지방행정에서 반복되는 문제는 단순하다. 선거 때는 묻지 않고, 당선 뒤에는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AI 활용이 행정의 핵심 요소로 들어왔지만, 지방선거의 검증 기준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도덕성, 경륜, 지역 연고, 정치적 메시지는 꼼꼼히 따진다. 그러나 AI 시대의 행정을 이해하고 있는지, 데이터 기반 판단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거의 묻지 않는다. 이 공백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다.
 
AI 리터러시는 후보 개인의 ‘능력 차이’로 치부하기엔 이미 너무 중요한 공적 요소가 됐다. 예산 배분, 재난 대응, 복지 대상자 선정, 교통·환경 정책까지 AI와 데이터 분석이 개입하지 않는 영역을 찾기 어렵다. 이런 판단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결재만 하는 단체장은 더 이상 예외적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 과정에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AI 리터러시는 추상적인 구호로 포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질문을 던지는 순간 준비 여부가 드러난다. 그래서 선거는 늘 안전한 질문만 반복한다. 그러나 묻지 않는 검증은 검증이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자각에 기대는 방식이 아니라, 검증의 기준을 제도화하는 일이다. 후보가 AI를 얼마나 ‘잘 안다’고 말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를 공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공약집의 문장이 아니라 토론의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예컨대 이런 질문은 최소한의 검증 항목이 돼야 한다. AI 분석 결과와 현장 판단이 충돌할 때 최종 결정 기준은 무엇인가. 데이터에서 배제될 수 있는 주민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AI 판단 오류가 발생했을 때 책임과 수정 절차는 어떻게 설계돼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견해 차이가 아니라 준비 부족이다. 검증이 제도화되지 않으면 실패도 반복된다. 당선 이후 “몰랐다”, “전문가에게 맡겼다”, “시스템의 문제였다”는 말은 이미 익숙하다. 이는 개인의 무책임 이전에, 검증하지 않은 선거의 결과다. 선거에서 묻지 않은 질문은 행정에서 책임지지 않는다.

AI 리터러시를 후보의 ‘가산점’으로 둘 것인지, ‘기본 요건’으로 둘 것인지는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러나 아주경제의 기준은 분명하다. 지금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 요건의 단계다. AI를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에게 AI 행정을 맡기는 것은 지도 없이 항해를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픽=지피티]
[그래픽=지피티]

이번 6·3 지방선거는 단체장의 태도만이 아니라, 선거의 질문 수준을 시험하는 자리다. 후보만 바뀌는 선거가 아니라, 무엇을 묻는지가 바뀌는 선거여야 한다. 질문이 바뀌지 않으면 결과도 바뀌지 않는다. 아주경제가 말하는 ‘AI 선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검증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이다. 질문을 불편해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질문을 공적 기준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이다.

6·3 지방선거, 이제는 이렇게 정리해야 한다. AI 리터러시는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선거가 요구해야 할 기준이다. 묻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검증하지 않으면 책임지지 않는다. AI 선수를 뽑는다는 것은, 결국 질문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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