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60조 오지급' 사태…당국 중징계 가능성

  • 기관·임원 제재, 과태료 등 고강도 제재 예상

  • 오지급 비트코인은 회수 중…반환소송도 검토

9일 서울 강남구 빗썸 투자보호센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강남구 빗썸 투자보호센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60조원 상당 비트코인이 잘못 지급된 전례 없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재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에 대한 책임 부과가 강화된 만큼 내부통제 취약성이 드러난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당국은 고강도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빗썸 오지급 사태를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전산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사고 발생 경위와 사후 조치의 적정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추후 법 위반 여부와 책임 범위를 따져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사고 규모와 시장 파급력을 감안할 때 단순한 경고를 넘어 고강도 제재를 예상하고 있다.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거래소에 대한 감독·제재 권한이 대폭 강화된 만큼 빗썸에 대해 기관 경고나 과태료 부과는 물론 임원 문책 경고, 영업 일부 또는 전부 정지까지 폭넓은 제재 수단이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형사 처벌로까지 사안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받은 주체가 거래소 임직원이 아닌 일반 고객이라는 점에서 횡령이나 배임 적용이 쉽지 않고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 상품에 해당하지 않아 형사 책임을 묻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은 원칙적으로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관련 법에 따른 처벌 수단이 마땅치 않다"면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나 특정금융정보법 역시 이런 유형의 사고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행정처분이 아닌) 형사 처벌은 어렵다"고 말했다.

빗썸은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고를 초래한 실무자와 관리 책임자에 대해 대기 발령 조치를 내리고 추가 징계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빗썸은 오지급한 비트코인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 고객들과 일대일로 접촉하면서 반환을 설득하고 있다. 매도된 비트코인 대부분은 원화나 다른 코인 형태로 99.7%를 회수했으나 비트코인 125개 상당은 아직 되찾지 못했다. 여기에는 당첨자 수십 명이 본인 은행 계좌로 출금한 30억원가량 원화도 포함돼 있다.

비트코인 오지급은 일종의 '착오 송금'과 비슷해 빗썸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면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빗썸이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등에서 승소하면 고객은 비트코인 매도 금액을 돌려줘야 할 뿐 아니라 회사 측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야 할 수 있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그간 판례를 살펴보면 법원은 가상자산을 재산으로 인정하지 않아 빗썸 이용자가 오입금 비트코인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배임·횡령죄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민사상 반환 의무만 성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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