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는 본래 책을 매개로 한 공적 소통의 자리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출마를 알리는 세 과시의 장이 되거나, 지지 여부를 확인하는 통과의례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책의 내용과 무관한 행사 구성, 가격이 사실상 의미를 잃은 책 판매 방식, 참석자의 ‘자율’에 맡긴 금액 관행 등은 오해를 낳기 쉽다.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라 하더라도, 유권자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정치와 금전이 느슨하게 연결돼 보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관행이 반복될수록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점이다. 선거는 정책과 역량을 경쟁하는 과정이어야 하지만, 출판기념회가 과도한 동원과 비용 경쟁의 장으로 비치게 되면 정치 참여의 문턱은 오히려 높아진다. 자금과 조직을 갖춘 사람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정치의 대표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출판기념회를 규제의 대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가능하느냐’가 아니라 ‘바람직하느냐’는 질문이다. 책의 완성도와 문제의식, 토론의 밀도, 행사 운영의 절제 여부가 함께 평가받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정치가 스스로 기준을 낮추지 않을 때만, 법의 사각지대라는 오해도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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