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인공지능(AI)이다.
AI 교과 확대, AI 맞춤형 학습, AI 기반 행정 혁신까지 표현은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문제는 이 공약들이 교육의 본질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 것인지, 유행어를 차용한 슬로건에 그치는지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데 있다.
AI는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그 도구를 제대로 쓰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바로 AI 리터러시다. 아주사설이 ‘AI 리터러시 선수를 뽑자’는 캠페인을 제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교육감 선거의 판단 기준은 “AI를 도입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통제할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
세종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원성수 전 국립공주대 총장은 AI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 교육과 공교육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루겠다고 밝혔다. 대학 총장으로서의 행정 경험과 교육 체제 전환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평가할 만하다. 다만 AI를 통해 무엇을 자동화하고, 무엇은 인간 교사의 판단 영역으로 남겨둘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공약은 추상에 머물 수밖에 없다.
같은 선거에 나선 유우석 전 해밀초 교장은 학교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 중심 성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AI 교육 논의에서 종종 간과되는 중요한 관점이다. AI는 학습을 보조할 수는 있어도 아이의 성장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장 중심 접근 역시 AI의 작동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막연한 경계나 회피로 흐를 위험이 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를 단순한 학습 도구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과 연결했다. 이는 AI 리터러시의 핵심을 정확히 짚은 문제의식이다. 기술의 활용 능력만이 아니라, 기술이 교육의 가치와 충돌할 때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가 리더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이 사례들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AI 교육은 더 이상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대신 유권자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후보는 AI를 도구로 이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목표로 착각하고 있는가.
AI 활용의 성과를 누구의 기준으로,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교육감은 기술을 도입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리더다. AI 리터러시란 코딩 능력이나 신기술 홍보가 아니다.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구분하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아주사설이 제안하는 기준은 단순하다.
AI 공약의 개수가 아니라 AI를 다루는 사고의 깊이를 보자는 것이다.
‘AI 교육을 하겠다’는 후보가 아니라, AI 시대에 교육을 지킬 수 있는 선수를 가려내야 한다.
그것이 ‘AI 리터러시 선수를 뽑자’는 캠페인이 던지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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