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P 데스크 칼럼] 단 한 줄로 시작됐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BTS의 당연한 선택이 된다

지난 1월 14일 자정,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와 X(옛 트위터)에 딱 한 줄이 올라왔다.
“BTS 4월 9일 북미·유럽·남미 등 총 34개 도시 월드 투어 시작.”
그게 전부였다.
보도자료도, 기자회견도 없었다.
그저 팬 플랫폼에 올린 짧은 공지 하나였다. 
송지윤
그래픽: AJP송지윤

결과는 예상보다 더 빨랐다.
반나절 만에 전 세계 각국 언어로 댓글이 24만8천 개 달렸고, X 게시물 조회 수는 2,532만 회를 기록했다.
BBC, 빌보드, 뉴욕타임스, 포브스까지 이 ‘한 줄 공지’를 실시간으로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장면은 BTS의 글로벌 영향력이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BTS의 ‘공식 발표’는 언론이 아니라 팬 플랫폼에서 시작되고, 세계 언론은 그것을 뒤따라 번역한다.
이 흐름을 놓고 보면, 3월 21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이 방송사가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단독 생중계되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오히려 자연스럽다. 

방송은 여전히 강력한 매체다. 그러나 그 강점은 지역에 묶여 있다. 편성표, 권역, 시청률 추정치라는 틀 안에서 작동한다.
반면 BTS의 컴백은 애초에 국내 단위로 환산되지 않는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화면을 전 세계가 동시에 공유하는 동시성이 핵심이다.
플랫폼은 이 동시성을 비용이 아니라 가치로 본다.

넷플릭스에게 라이브는 단순한 ‘중계’가 아니다. 가입자 경험을 묶는 장치다. 생중계는 접속을 만들고, 접속은 체류로 이어지며, 공연은 다큐와 투어 콘텐츠로 확장된다. 실제로 BTS의 컴백 무대 직후 넷플릭스는 장편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을 공개한다. 

공연과 서사가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설계된 셈이다.

BTS가 방송을 건너뛰어도 되는 이유는 또 있다. 팬덤이 이미 데이터화돼 있기 때문이다.
위버스에서 BTS를 따르는 팬은 3천만 명이 넘는다. 이 중 상당수는 ‘활성 이용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음악을 듣고, 댓글을 달고, 굿즈를 사고, 콘서트 티켓을 예매한다.
이 모든 행동은 플랫폼 위에 데이터로 남는다. 

그래서 BTS의 월드투어는 ‘될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어느 도시에 가면 몇 만 명이 모일지, 공연을 몇 회 열 수 있을지, 가격대를 어디에 둘지까지 이미 수치로 계산된다. 
업계에서 “BTS 월드투어는 지도가 아니라 엑셀로 짜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중계 파트너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방송은 반응을 본 뒤 평가하지만, 플랫폼은 반응을 알고 선택한다.
BTS가 넷플릭스를 택했다고 해서 방송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단위가 달라졌다.

레거시 방송은 여전히 국가 단위에 최적화돼 있다.  그러나 BTS는 이미 국가를 넘어선 글로벌 이벤트다.
비틀스가 TV를 통해 시대를 장악했다면, BTS는 플랫폼을 통해 시대를 설계한다.

1960년대 비틀스가 ‘에드 설리번 쇼’로 미국을 흔들었다면, BTS는 유튜브·위버스·X·넷플릭스를 동시에 움직인다.
한 채널이 아니라, 동시에 눌리는 수억 개의 재생 버튼이 무대다. 이번 넷플릭스 생중계는 특혜도, 실험도 아니다.

글로벌 영향력이 이미 증명된 팀에게 주어지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다.

단 한 줄 공지로 세계 언론을 움직이고, 반나절 만에 수천만 조회수를 만드는 팀이라면,
국내 편성표에 자신을 맞출 이유가 없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에 닿는 플랫폼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광화문은 무대다. 하지만 더 큰 무대는 그다음에 열린다. 
전 세계 화면 속에서 동시에 눌리는 ‘라이브’ 버튼이다. 
그리고 BTS는, 그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BTS 월드투어 포스터 하이브 제공
BTS 월드투어 포스터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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