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업의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열풍 속에서 LNG와 화력발전이 ‘사양 산업’으로 취급되던 시기에도 이들은 기술과 설비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BHI는 불황기였던 2020년대 초반, 미국 기업으로부터 배열회수보일러 원천 기술을 인수하며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 SNT에너지는 경쟁사들이 철수하던 시장에서 사우디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국내 경쟁사까지 인수하며 공급 능력을 키웠다.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의 조건은 분명하다.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고, LNG 복합발전은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다. 중동과 일본, 미국 등에서 LNG 발전 설비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이유다. 기술 장벽이 높은 설비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산업적으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흐름을 단순한 기업 성공 사례로만 소비해서는 안 된다. 전력 슈퍼사이클은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AI–데이터센터–전기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의 결과다. 이는 발전 설비를 넘어 송배전, 에너지 저장, 연료 전환까지 아우르는 장기 산업 지형의 재편을 뜻한다. 지금의 성과를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이 분명해야 하는 이유다.
전력은 이제 단순한 공공재가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생산 인프라다. 그 인프라를 만드는 설비 산업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은 한국 산업에 분명한 기회다. 다만 이 기회가 일시적 실적 개선에 그칠지,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을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전력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K-발전 설비’가 진정한 전략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과 산업 전략이 함께 진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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