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도는 시장…연준 인사 변수에 한은도 금리 동결 관망

  • 글로벌 IB, 올해 美인하 두차례 전망 유지

  • 美인하 속도 조절에…한은 금리 인하 여력↓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AP연합뉴스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미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했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비교적 비둘기파적 발언을 이어왔지만, 시장에서는 물가 안정을 우선하는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있어 신중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 중 5곳은 연준이 올해 6월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3.25~3.50%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시 지명 이후에도 연내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해서는 기존 전망을 대체로 유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오는 5월 임기 만료까지 금리를 동결한 뒤, 신임 의장이 취임한 이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연준 의장 교체와 지역 연방은행 총재 구성 변화를 고려하면 정책금리 성향이 소폭 비둘기파로 기울 수 있다”면서도 “IB들은 신임 연준 의장이 미 행정부의 금리 인하 요구에 보다 수용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여러 제약 요인으로 인해 급격한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최근 기조 역시 급격한 완화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연준은 지난달 27~28일(현지시간) 열린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 성장세를 ‘견조하다’고 평가했고,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기존 문구는 삭제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서둘러 낮출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미국이 당분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의 인하 여력도 제한되는 모습이다. 미국이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만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출 경우 현재 1.25%포인트인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져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질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좇는 자금이 해외로 이동하고,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2월뿐 아니라 길게는 올해 연중 내내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도체 수출 회복 등을 바탕으로 성장률 반등 기대가 커진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누적된 환율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물가 측면에서도 한은의 현재 통화정책 강도는 적절하다”며 “경제가 회복 사이클에 위치해 있는 만큼 한은이 움직일 이유도, 움직일 필요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5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문 간 격차가 큰 ‘K자형 회복’으로 체감 경기는 여전히 괴리가 클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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