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식스 상장 철회 논란] 특별배정 승부수도 무용지물...SK·HD현대 등 IPO 빙하기 우려

  • LS, 대통령 발언에 백기… 대기업 계열 IPO 전략 전면 재검토 혼선 불가피

  • SK에코플랜트·HD현대로보틱스·한화에너지·SK실트론까지 불똥 튈 가능성

LS가 지난해 11월 LS용산타워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모습 사진LS
LS가 지난해 11월 LS용산타워에서 기업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LS]


LS그룹이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의 국내 상장(IPO) 신청을 철회하며 올해 대기업 계열사 IPO 시장이 경색 국면에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중복상장' 비판과 재계의 우려가 맞물리면서 SK와 HD현대 등도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S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신청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LS는 소액주주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수용하고 주주 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철회 결정에는 지난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을 이대로 두면 안 된다"며 에식스 사례를 직접 거론한 것이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S는 상장 철회와 함께 자사주 소각 확대, 배당금 인상 등 주주환원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에너지 고속도로와 이차전지 소재 등 국가 전략 산업 분야에 향후 5년간 약 7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공언에도 상장 작업이 무산되자 IPO를 준비 중이던 다른 대기업들도 줄줄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SK에코플랜트는 과거 프리IPO 단계에서 투자자들과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하기로 약속했으나 최근 예비심사 사전 협의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등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HD현대그룹의 HD현대로보틱스도 국내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단을 구성하며 IPO 절차에 돌입했지만 중복상장 논란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물적분할로 설립돼 여전히 모회사인 HD현대 지분이 높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계열 한화에너지와 두산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인 SK실트론도 비슷한 처지다. 한화에너지는 모회사인 한화솔루션과의 사업 중복성이 문제다. 두산은 SK실트론은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두산로보틱스 지분 9477억원어치를 매각했는데 자금 회수를 위해 결국 SK실트론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경색됐던 IPO 시장이 올해는 다소 풀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첫 포문을 연 LS가 결국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시장이 급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국내 코스피 시장에는 대기업 계열사 외에도 케이뱅크, 무신사, 리벨리온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예고된 상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여러 기업의 중복상장 추진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시장 신뢰 하락을 일으키는 측면이 있어 기업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책적·정치적 신호에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으로서는 의사결정 추진력이 위축돼 결과적으로 IPO 시장 전반적인 냉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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