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자연 : 인문자의 K-컬쳐 승화]보이지 않는 힘으로 노래하는 시대의 K-문화 사절

  • ― 3월 21일 BTS 완전체 복귀 광화문 공연, 문화가 K-외교가 되는 순간

그룹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뮤직
그룹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뮤직]

한 시대의 음악은 그 시대 인간의 내면을 비춘다. 전쟁의 그늘 속에서 비틀스가 등장했고, 산업문명의 소음 속에서 퀸은 인간 존재의 외침을 무대 위에 올렸다. 그리고 지금, 디지털로 촘촘히 연결됐지만 마음은 오히려 고립된 시대에 BTS가 다시 선다.

그것도 단순한 컴백이 아니다. 병역이라는 공동체의 시간을 통과한 뒤, 완전체로 돌아온 성숙한 모습으로 3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월드투어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 장면은 하나의 공연이 아니라, 한 시대가 세계를 향해 건네는 문화적 인사다.

광화문은 한국 현대사의 상징 공간이다. 수많은 목소리가 모였고, 시민의 시간이 축적된 자리다. 그곳에서 울리는 BTS의 음악은 개인의 스타성을 넘어선다. 그것은 공동체가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이 된다.

이어 4월 고양 공연을 거쳐 동서양을 오가는 대장정이 시작되고, 이 여정은 2027년 3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 해의 긴 호흡을 마무리한다. 이 길이는 단순한 투어 일정이 아니다. 문화가 이동하는 경로이자, 각 지역의 전통과 개개의 아미 마음이 이어지는 동선이다.

비틀스가 청춘의 자유를 노래했고, 퀸이 존재의 당당함을 외쳤다면 BTS는 공감의 회복을 노래한다. 이 차이는 세대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의 방향 차이다. 세계는 지금 강한 자의 목소리보다 함께 견디는 사람의 목소리를 원한다.

BTS의 음악이 국경을 넘어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영웅의 위치에 서기보다 청중과 같은 눈높이에 서서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문화는 외교가 된다.

동양에서 BTS처럼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팝 그룹이 등장한 것은 문화사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성공의 방식이다. 우연이나 권력이 아니라, 노력·자기 관리·팀워크라는 기본 위에서 쌓은 성취다. 이는 스포츠에서 손흥민이 보여준 길과 닮아 있다. 화려함보다 기본, 순간보다 지속, 개인보다 팀. 세계는 이 상식적인 위대함을 신뢰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허이불굴(虛而不屈)”을 말했다. 텅 비어 있는 듯하지만 꺾이지 않는 상태, 겸손하지만 단단한 내면의 질서다. BTS가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길도 여기에 있다.

박수에 취하지 않고, 비판에 휘둘리지 않으며, 스스로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태도. 보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단련이 이들을 오래 가게 한다.

세계 투어는 도시의 지도를 따라 이동하지만, 진짜 여정은 사람의 마음을 통과한다. 로스앤젤레스, 런던, 방콕, 싱가포르, 마닐라…. 이 도시들에서 그들이 남기는 것은 매출이 아니라 기억이다. 어떤 이에게는 위로였고, 어떤 이에게는 다시 살아볼 용기였다. 이것이 문화의 힘이다. 무기를 내려놓게 하지는 못해도, 서로를 사람으로 보게 만든다.

그래서 BTS는 이제 아이돌을 넘어선다. 그들은 평화와 연대를 노래하는 민간 외교 사절이다. 거창한 외교 문서가 아니라, 노래와 무대라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마음을 잇는다. 진리·정의·자유라는 가치가 추상적으로 들리는 시대에, 그들은 그것을 감정의 언어로 번역한다.

20대에서 시작한 이 여정이 70대, 80대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건은 단순하다. 성공을 증명하려 들지 말고 존재를 단련할 것. 더 높이 오르기보다 더 깊이 내려갈 것. 무대 위의 빛보다 무대 밖의 삶을 단단히 할 것. 그럴 때 BTS는 한 세대의 스타가 아니라, 세대를 잇는 이름이 된다.

결국 BTS가 가야 할 길은 허이불굴의 자세다. 그리고 동의유출(動而流出), 움직일수록 선한 영향력과 사랑의 신명이 흘러나오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BTS가 움직일 때마다 세계 곳곳에 평화와 번영의 기운이 번져 나가게 하는 것. 그것이 스타를 넘어 시대의 사절로 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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