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中日 갈등, 韓 공급망도 위태…기업들 "생산비용 증가 노심초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의 희토류 공급망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무인기(드론) 등 첨단 수출산업에 사용되는 희토류는 한·중·일 공급망에 깊숙이 관여돼 중일 갈등이 격화되면 한국도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은 부품 수급 차질, 생산량 축소, 각종 조달비용 증가 등의 영향을 예의 주시하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7일 외교·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이중용도(군사·민간) 물자를 수출금지한 데 이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심사 강화도 시사했다. 정확한 수출통제 목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 모터용 네오디뮴, 스마트폰·전투기 등 영구자석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사마륨, 항공기 부품에 사용되는 스칸듐, 반도체 및 레이저 제조에 사용되는 희토류 원소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은 이중용도 품목에 희토류뿐 아니라 텅스텐,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전략광물이 포함된 점을 우려하고 있다. 텅스텐의 경우 전차·전투기·반도체 등에 널리 사용되며,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레이저, 흑연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의 직접적 경제 제재가 시행됐다"며 "전략광물은 화학물질, 공업제품, 재료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 일본 기업에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첨단산업에 있어 한·중·일 공급망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일본이 중국에서 희토류 원료를 수입해 반도체·스마트폰·모터 등 각종 핵심 부품을 만들면 한국은 이를 반조립 제품이나 완성된 부품 형태로 수입해 최종 제품을 만들어 수출한다. 때문에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가 희토류를 제때 공급 받지 못하면 국내 기업들도 원가부담, 완제품 생산 차질 등이 불가피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의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2009년 85%에서 2020년 5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기업들은 산업물자를 둘러싼 중·일 전략경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의 대일 수출 규제로 일본이 맞대응 카드를 꺼내면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비용에 더해 희토류 공급망 비용까지 증가해 국내 기업들의 생산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희토류 조달 지연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 부품 소재 가격 급상승이 예상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위험 분산을 위한 공급망 재배치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제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이 통제권을 강화하면서 공급 탄력성이 떨어져 희토류 가격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희토류 생산장비, 원부자재, 중희토류 등 수출 통제 대상과 품목이 확대되면서 통관시간 증가와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상승하면 거래 비용이 늘어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효식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희토류를 비롯해 핵심자원을 앞세운 특정국의 무역통제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의 전방산업 수요 위축에 따른 시장 재편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중소·중견 부품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새로운 대체 공급처로 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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