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성폭행' 두 자매의 비극, 진상 규명 청원 4만명 넘겼다

  • 16년째 풀리지 않은 사건…집단 성폭력 의혹·고소 취하 경위 재조명

2019년 5월 KBS 제보자들 방송에서 공개된 성범죄 피해자 A왼쪽씨와 그의 동생사진KBS 제보자들 캡쳐
2019년 5월 KBS '제보자들' 방송에서 공개된 성범죄 피해자 A(왼쪽)씨와 그의 동생.[사진=KBS '제보자들' 캡쳐]

2004년 방송 스태프 등으로부터 집단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단역배우 자매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이른바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4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6일 오전 10시 기준 국회 전자청원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공개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요청에 관한 청원'에는 약 4만2000명이 동의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 1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일반에 공개되며, 5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청원인 조모씨는 청원에서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공권력에 의해 고소가 취하된 경위와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게 된 과정, 자살에 이르게 된 배경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2004년 8월부터 11월까지 보조출연자 반장 등 12명으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고통을 겪었다는 것이 유족의 주장이다.

A씨의 어머니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들과의 대질신문이 이뤄졌고, 경찰로부터 가해자들의 신체 특징을 그림으로 표현하라는 요구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가해자들의 협박과 괴롭힘이 이어졌고, 결국 A씨는 고소를 취하했다.

A씨는 2009년 "나는 그들의 노리개였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졌으며, 며칠 뒤 동생 역시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두 자매의 아버지는 그로부터 약 두 달 뒤 뇌출혈로 숨졌다.

청원인은 "사건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했다"며 "단란했던 한 가정은 어머니만 남겨진 채 지금까지 당시 성폭력 및 성추행을 한 12명과 경찰∙검찰의 인권유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청문회 개최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다.

이 사건은 2018년 '미투(Me Too) 운동' 확산과 함께 다시 주목받았고, 경찰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형사 책임을 묻지 못한 채 종결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