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내일 기준금리 인상…내년 이후도 인상 기조 유지"

  • 실질금리 마이너스·엔저 지속·대출·임금 견조 등이 배경

  • "기준금리 0.75%로 '30년래 최고'…실질금리도 마이너스"

일본은행 사진AFP연합뉴스
일본은행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 이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은행이 이날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해 0.75%로 조정할 가능성이 크며 2026년 이후에도 금리 인상 노선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올렸고, 올해 1월에는 0.5% 수준으로 추가 인상했다. 이번에 인상을 단행하면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이 한층 굳어지게 된다.

일본은행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에는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에 있고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금리 수준이 낮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일본은행 내에서는 "정책금리가 0.75%가 돼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엔화 강세가 나타나지 않는 점 역시 일본은행의 인상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미·일 금리 차가 축소되면 통상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금리 인상을 앞두고도 환율은 1달러당 155엔 안팎의 엔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수입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은행 대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행의 11월 대출·예금 동향에 따르면 전국 은행의 대출 평균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573조6477억엔(약 5441조7400억원)으로 증가율은 2021년 3월 이후 가장 높았고 잔액 규모는 199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 은행 대출 동향 설문에서도 기업 대상 자금 수요 지수(DI)가 3분기 만에 상승했다.

12월 전국 기업 단기 경제관측조사(단칸)에서도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 판단 DI는 전 규모·전 산업에서 플러스(+) 14로, 5기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우에노 다케시 닛세이기초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정책금리를 0.75%까지 인상하더라도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임금 인상 지속 가능성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전국 33개 본·지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0% 이상이 2026회계연도에 전년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완만한 물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반발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을 위해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과 조율을 이어 왔다"며 "이번 금리 인상과 2026년 이후 금리 인상 노선에 대해 두드러진 반발이 나올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중립 금리' 개념을 중시하고 있으며 현재 중립 금리를 1∼2.5% 수준으로 설명해 왔다. 닛케이는 이번에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더라도 중립 금리의 하한선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는다며 일본은행이 향후 경제 활동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중립 금리와 기준금리 간 격차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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