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中소비, 팬데믹 수준으로 둔화했다...투자도 세달 연속 마이너스

  • 11월 소매판매 3년 만에 최저

  • '이구환신' 보조금 효과 떨어져

  • 수출 반등에도...산업생산은 올해 최저

  • 부양책 필요성↑...대규도 돈풀기는 '글쎄'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중국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11월 소비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만큼 고꾸라졌고, 투자도 역성장을 이어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부양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매판매
중국 소매판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추이 [사진=중국 국가통계국]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전달(2.9%) 증가율에서 반토막 넘게 쪼그라든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치다. 시장 전망치(트레이딩이코노믹스 집계)인 2.9%도 크게 밑돌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소비 심리가 둔화한 가운데 그간 소비 진작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이구환신'(以舊換新, 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보조금 정책이 연말 예산 조기 소진에 따른 지원 중단 등으로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소비가 빠르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국가통계국 통계를 보면 이 기간 이구환신 보조금 핵심 지원 대상인 가전제품과 자동차 판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 8% 급감했다. 특히 자동차 판매 하락폭은 2022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절(11월 11일)이 있었지만, 업체들이 예년보다 일찍 할인 판매에 들어간 것도 기저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공식 지표 발표 전 "이같은 시기적 변화로 일부 수요가 10월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소매판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추이 사진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산업생산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추이 [사진=중국 국가통계국]

같은 날 발표된 산업생산 증가율은 4.8%를 기록하며 역시 전달치(4.9%)와 전망치(5%)를 모두 하회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수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생산 증가율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지난 8일 발표에 따르면 11월 중국 수출액은 3303억5000만 달러(약 485조4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5.9% '깜짝' 증가한 바 있다.

중국 소매판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추이 사진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고정자산투자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추이 [사진=중국 국가통계국]

농촌을 제외한 공장·도로·전력망·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11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하며 3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전달(-1.7%)과 전망치(-2.3%)보다도 낙폭이 컸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가 부진했다. 이 기간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7조8591억위안(약 164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급감했다. 1~10월(-14.7%)보다도 악화됐다. 최근 중국 주요 부동산업체인 완커의 재무난이 부각되는 등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중국 경제 전반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이어진 고정자산 투자 위축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11월 전국 실업률은 5.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1∼11월 전체 평균 실업률은 5.2%다.

이에 따라 부양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중국 정부가 이전처럼 '대규모 돈풀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1~12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장기적인 경제 성장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것이 당장 성장을 촉진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면서 "맹목적인 재정 자원 배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지방정부 부채 증가로 인해 정부의 (재정) 지출 능력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질과 재정 자원 사용에 대한 중국 지도자의 우려를 강조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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