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특별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회장의 발언은 단순한 전망이 아니다. AI·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생태계로 재해석한 선언이다.
1400조라는 수치는 한국경제 시스템 전체의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업가정신은 개인의 결단이 아닌 기술·제도·문화·네트워크가 얽힌 구조적 현상이다. 최회장은 그 변화를 먼저 읽고 움직인 ‘구조적 기업가’에 가깝다. 알프레드 마셜은 “변화의 시대에는 구조를 읽는 눈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최회장의 역할을 정확히 설명한다.
AI 시대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를 넘어 AI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산업 구조를 바꿨고, 오픈AI와 바이트댄스 역시 기술 해석력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처럼 기술을 경제적 구조로 번역하는 능력이 기업가정신의 출발점이다.
· ‘비전’이 아니라 ‘실행력’
기업가정신의 절반은 비전이 아니라 실행력이다. 슘페터가 말했듯 “혁신은 실행될 때 혁신이 된다.” 1400조 AI 인프라 비전은 충분히 크지만, 이를 현실로 만들 실행 생태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전력·인재·규제 병목 등 구조적 제약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해외 사례는 실행의 힘을 더 분명히 보여준다. 테슬라는 비전보다 꾸준한 실행이 성공을 만들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는 10년 넘게 인프라를 쌓아 생태계를 장악했다. 혁신은 한 번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장기적 실행·데이터 축적·조직적 학습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최회장의 남은 과제는 비전을 한국 산업이 실제로 따라갈 수 있는 실행 생태계로 번역하는 일이다.
· AI 시대 기업가정신
AI 시대 경쟁은 자본의 크기가 아니라 기술을 읽는 속도, 그 기술을 구조로 바꾸는 능력, 그리고 구조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실행력에서 결정된다. 비전은 방향을 제시하지만, 그 비전을 실천·책임·거버넌스·조직·국가 생태계 속에서 구현하지 못한다면 혁신은 완성되지 않는다.
로마의 격언 “세상은 계획한 자가 아니라 실행한 자의 것이다”는 이 점을 정확히 말한다. 결국 한국 경제가 던져야 할 질문은 “우리는 AI 시대의 실행하는 기업가를 갖고 있는가?”이다.
최회장의 비전은 분명 선명하고 설득력 있다. 이제 시험대는 그 비전이 한국 산업과 조직 안에서 실제 구조로 구현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기술혁명기의 기업가정신은 더 이상 꿈을 꾸는 능력이 아니라 그 꿈을 산업 구조로 바꾸는 능력이다. 그는 지금 그 시험대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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