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국적' 논란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도 큰 변수다. 업계에선 최종 인수까지 '3개의 허들'을 넘어야 해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계 아냐" 자본국적 논란
8일 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지난 7일 힐하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 본입찰 이후 흥국생명, 한화생명 등 경쟁자들보다 많은 입찰가(1조1000억원)를 써낸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최종 인수까지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는 관측이다.먼저 '국적' 논란이다. 힐하우스는 이번 인수전 참여 때부터 중국계 자본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이는 힐하우스 창업자이자 회장인 장 레이가 중국 후난성 출신이란 점에서 비롯했다. 하지만 장 레이는 중국 출신이지만 싱가포르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힐하우스 본사도 싱가포르에 있다.
자본 성격도 중국과는 거리가 멀다. 힐하우스의 자금(펀드) 구성은 미주·동남아시아·중동 연기금 비중이 90% 이상이고 중국계 자본은 5% 미만으로 알려졌다. 이에 IB업계 관계자는 "실제 자본 성격은 글로벌에 가깝다"며 중국계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선 이지스운용이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자금 6조원 이상과 연결돼 있는 만큼 공공자산의 주권이 글로벌 PEF로 넘어간다는 우려도 나온다"면서도 "힐하우스는 이미 국민연금과 교직원연금의 주요 위탁운용사(LP)"라고 설명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할까
까다로운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이 심사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대주주의 범죄경력 등 결격사유를 보는 단계다. 그간 국내 금융사를 인수하려는 해외자본에 대해 금융당국은 깐깐한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된 전례도 적지 않다. △론스타의 KEB외환은행 매각 무산 △VI금융투자(홍콩)의 JT저축은행 인수 불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힐하우스가 중국계 자본 논란을 넘어서더라도 적격성 심사가 만만찮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힐하우스의 국내 투자 이력도 심사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2023년 힐하우스는 SK 관계사인 SK에코프라임을 인수했다. 하지만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순이익의 몇배에 달하는 고배당을 받아간 게 문제가 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적격성 심사는 투자자의 자본금, 자금 조달 능력을 보지만, 시장에서의 신뢰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된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법적대응도 '변수'
인수전에서 탈락한 흥국생명의 반발도 큰 변수다. 흥국생명은 이번 본입찰에서 1조500억원으로 최고가를 제시했으나, 매각주간사(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들이 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하면서 힐하우스에 밀려 고배를 들었다. 이에 흥국생명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흥국생명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입찰은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았다"며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던 사전 약속 위반 △본입찰 가격 유출 의혹 △가격 경쟁력 왜곡 △매각 과정의 투명성 결여 등이 흥국생명이 문제삼는 부분이다. 흥국생명 측은 입찰 중지 가처분신청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골드만삭스를 소송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금융계열사의 전략과 직결돼 있어 이번 인수전 의지가 강하다"며 "법적 분쟁이 본격화될 경우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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