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에 깔린 사람" 中 자율주행 택시 확장세 제동 걸릴까

中 로보택시 최초 심각한 인명피해 사고

자율주행차 안전성 도마위…규제 리스크↑

中 20개 도시 로보택시·로보버스 시험 운영

"中 2035년 택시 4대 중 1대 로보택시" 전망도

6일 중국 후난성 주저우에서 사람이 로보택시 밑에 깔리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시민들과 경찰이 부상자를 구조하는 모습. [사진=샤오훙수]

최근 중국에서 사람이 로보택시 아래에 깔리는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며 자율주행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로보택시 산업 발전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후난성 주저우에서는 전동바이크를 타다가 미끄러져 넘어진 사람이 지나가던 헬로 로보택시 아래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보택시가 갑작스레 넘어진 사람을 제때 인식하지 못해 부딪힌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부상자 2명은 즉각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 중으로 알려졌다. 차이신은 "이번 사고는 중국 자율주행 산업 역사상 최초로 심각한 인명 피해를 낳은 첫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로보택시 업체인 '헬로'는 현재 로보택시 운영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공유 자전거 업체에서 시작한 헬로는 올해 6월 알리바바 금융사인 앤트그룹과 중국 배터리기업 CATL 등과 상하이에 '짜오푸지능과기유한공사'라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회사를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L4급(조건부 완전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내세워 올해 8월부터 후난성 주저우와 장쑤성 리양 2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해 왔다. 9월엔 자체 기술로 만든 양산형 로보택시 모델을 처음 발표해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 2027년까지 5만대 로보택시를 배치할 것이란 계획도 발표했다.

다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차량은 중국 테크회사 바이두의 로보택시 모델로 알려졌다. 중국 자율주행차 선두주자인 바이두는 현재 중국 11개 도시에서 약 1000대의 '아폴로 고'라는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헬로는 그동안 바이두에서 로보택시 차량을 구매해 시범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은 아직 이번 사고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부상자가 전동바이크 주행 중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로보택시와 부딪힌 것으로 보고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서는 아무리 숙련된 운전자라도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인간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자율주행차가 저지른 실수는 인간의 실수보다 더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 심리적 장벽이 존재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말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올 들어 중국 각 도시에서 잇달아 로보택시, 자율주행차 시험 운영을 허용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차이신은 이번 사고 발생 후 중국 당국이 헬로 뿐만 아니라 중국 모든 로보택시 운영업체에 유사 상황 발생 시 대응 알고리즘과 처리 방식에 대한 보고서 제출을 명령했다며 업계는 이번 사고가 로보택시에 대한 대중과 규제 당국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규제가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바이두 아폴로고를 비롯해 포니AI, 위라이드, 헬로 등 로보택시 기업들이 우한·베이징·광저우·상하이 등 중국내 약 20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또는 로보버스를 시험 운행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기준 중국내 로보택시 차량은 모두 4000대로, 전체 택시 시장 점유율이 0.1%에 불과하지만, 오는 2035년엔 모두 186만대까지 늘어나 택시 4대 중 1대는 로보택시로 운행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로보택시 시장 규모도 올해 5400만 달러에서 2035년까지 470억 달러(약 69조원)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