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판 출석한 노상원, "귀찮다"며 대부분 증언 거부

  • 김용현 만난 목적·비화폰 사용에 대해선 적극 해명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작년 12월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작년 12월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전 모의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다만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의 질문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고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노 전 사령관은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재판과 직접 관련된 질문에는 일부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 구성을 위해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요원들의 인적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또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 등을 통해 본격적인 계엄 준비가 2023년 10월 군 장성 인사 무렵부터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특검팀이 “지난해 11월 17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난 사실이 확인된다”고 묻자, 노 전 사령관은 “아이 사망과 관련해 조화를 보내 위로해줘 감사 인사를 하러 간 것”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어 특검팀이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에서 부정선거 교육을 한 적이 있냐고 묻자, 그는 “아이가 좋지 않은 일이 있어 못 했다”며 “나머지는 귀찮으니까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언 거부는 본인이나 가족이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말하기 싫어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 전 사령관은 “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거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상계엄 선포 시점에 다른 소령을 통해 김 전 장관에게 전화했다는 질문에 대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2일쯤 김 전 장관으로부터 비화폰을 받았다”며 “말씀 없이 주셔서 국방부 비화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화폰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직도도 보이지 않고 발신 버튼도 없어 일반 전화로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회 의결로 계엄이 해제됐다는 사실은 TV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노 전 사령관은 구체적인 계엄 모의 정황이나 정보사 요원 정보 전달 경위 등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답변을 거부했다.

오후 재판에서는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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