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거센 파도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환율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 그러나 환율 변동의 표면만 바라보아서는 지금의 위기를 설명할 수 없다. 환율은 ‘증상’일 뿐이고, 그 뒤에는 성장동력 고갈과 경쟁력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최근 “현재의 원화 약세는 구조적 위험의 신호”라고 경고했다. 단기 부양책이나 기업 보유 달러의 일시적 동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 한국경제가 다시 일어서려면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로 세우는 구조개혁, 그리고 이를 밀어붙일 정책 리더의 일관된 의지가 필요하다. 바로 그 지점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 구 경제부총리 서울대 강연은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구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서울대 총동창회 강연에서 한국경제의 취약성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이 1% 초반, 더 나빠지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현실적 경고를 내놓으며, 환율 불안 역시 이런 체력 저하의 신호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AI 대전환 없이는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미래 생산성 국가·AI 기반 성장국가’라는 국정철학의 핵심 문장이다.
그의 저서 『AI 코리아』 또한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한국경제가 인공지능을 산업·교육·행정 전반에 내재화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였다. 이번 강연은 그 철학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장면이었다. 고전 『한비자』는 “정(政)은 근본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 관료의 틀을 넘어선 ‘기업가형 부총리’
관료조직은 전통적으로 안정과 절차를 우선한다. 그러나 구 경제부총리는 이 관성을 넘어서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그는 관리 중심의 관료라기보다 기회 포착, 위험 감수, 일관된 추진이라는 기업가정신에 가깝다. 환율 변동을 단기 위기로 보지 않고 구조적 개혁의 기회로 읽는 것도 그의 시각이다.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필요한 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태도에서도 개척자의 의지가 드러난다.
스웨덴은 1990년대 초 금융위기(1991~1993) 이후 정부는 환경을 만들고 민간은 혁신을 주도하는 ‘앨빈 이코노미’로 체제를 전환했다. 이 사례는 공공 리더가 민간의 혁신 감각을 이해하고 국가 구조를 다시 설계할 때 경제가 다시 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가 관료조직 안에서 기업가적 감각을 발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경제사가 증명한 일관성의 힘
전 세계의 경제 위기 극복 사례를 보면, 예외 없이 한 번 정한 전략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미국의 루즈벨트는 거센 비판 속에서도 뉴딜정책의 큰 틀을 유지했고, 이는 대공황 탈출의 기반이 됐다. 대만은 40년 넘게 반도체를 국가전략의 중심에 놓고 일관된 투자를 이어가 기술 패권의 한 축을 차지했다. 정책의 일관성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다시 투자를 부른다. 지금 한국경제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도 바로 이 일관성이다.
· AI 전환과 초혁신 프로젝트 :·이재명 정부의 미래 로드맵
구 경제부총리는 30대 초혁신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AI 자율운항 선박, 피지컬 AI 제조혁신, 초전도체, SMR 등 미래경제의 핵심 분야가 망라돼 있다. 이는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 생산성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다. 초혁신 프로젝트는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경제철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정책이며, 그가 이를 실무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주요국은 기술·산업·인재 체계를 동시에 재편하고 있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뒤처질 수 없다. 그가 제시한 로드맵은 한국경제의 방향을 정확히 짚고 있다.
· 지금 필요한 것은 환율 안정과 구조개혁을 병행할 추진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외환시장은 한 번 신뢰가 흔들리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구조개혁과 함께 환율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단기 안전장치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정책 리더는 매일 시험대에 오른다. 환율이 요동치면 비판이 쏟아지고,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면 정책은 흔들린다. 그러나 지금 한국경제에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장기 전략의 일관된 실행이다. 고전 『손자병법』은 “장수는 의지가 굳어야 하고, 군은 기세가 흩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늘의 한국경제가 필요로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정책적 일관성이다.
·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라
환율은 언제든 출렁일 수 있는 파도지만, 혁신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힘이다. 한국경제의 재도약은 하루 시장 변동에서 오지 않는다. 구조개혁과 기술혁신의 결실에서 시작된다.
구 경제부총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관료조직의 한계를 넘어 기업가정신과 기술적 통찰을 일관되게 발휘해 한국경제의 미래를 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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