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인공지능(AI)에 이어 로봇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로봇 산업이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선을 형성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최근 로봇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면담을 진행하며 로봇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소식통 2명은 행정부가 내년에 로봇 산업 관련 행정명령 발령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상무부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로봇공학과 첨단 제조업은 중요한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29만5000대로 전세계 신규 설치량의 약 54%를 차지했다. 폴리티코는 IFR 추산치를 인용해 2023년 기준 중국 공장 내 산업용 로봇이 180만대로 미국의 4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 로봇산업을 따라잡으려면 대규모 투자와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공급망 강화와 로봇 도입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연방 자금, 그리고 중국의 보조금·지재권 관행에 대응할 무역 정책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 격차를 좁히려면 대규모 투자와 장기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 조사 플랫폼 CB 인사이트는 올해 로봇 분야 투자 규모가 23억달러(약 3조 3800억원)로,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를 약 380억달러로 추산했다.
로봇 업계는 로봇을 ‘AI의 물리적 구현체’라고 규정하며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에는 반드시 로봇 산업 육성이 포함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행정부와 의회에 전달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앱트로닉의 제프 카르데나스 CEO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 로봇 전략을 구상하고 미국의 급성장하는 로봇 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앱트로닉은 구글의 투자로 성장한 스타트업으로, 자동차 공장에 투입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Apollo)’를 개발했다.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정책 담당 부사장인 브렌던 슐만은 "첨단 로봇공학이 제조, 기술, 국가 안보, 국방 응용, 공공 안전 측면에서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로봇공학의 미래를 지배하려는 중국의 노력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 확산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목표인 ‘미국 제조업 일자리 부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AI의 고도화로 산업 현장에서 수행 가능한 작업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미 국립경제연구소는 기업 자동화가 대체 가능한 업무 중심으로 고용·임금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반대 시각도 존재한다. 제조·로봇 산업이 함께 성장해 로봇 제작·배치·유지보수 분야에서 새로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프 번스타인 자동화진흥협회 회장은 “회사가 로봇에 투자하면 실적이 개선돼 더 많은 사람에게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카르데나스 CEO도 “인간 vs 기계의 대결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인간의 역량을 증강하는 로봇이 중요한 만큼 우리가 먼저 그 자리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보도 직후 뉴욕증시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 중인 테슬라가 로봇 테마 기대감에 4% 넘게 급등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AI 제품의 판매 목표를 인하했다는 소식에 MS를 비롯해 엔비디아,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서도 테슬라는 상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