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 카카오페이 부스에서 페이아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한국 기업의 리테일 금융서비스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된 핀테크 혁신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고, 이를 다른 시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려고 합니다.”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 핀테크관에서 만난 러시아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전날 행사 방문을 위해 처음 한국을 찾았다”며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에도 큰 관심이 있어 이번 행사에서 서비스를 집중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세 카드결제 서비스 기업 부스 앞에서 한참을 머물며 질문을 이어갔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는 총 128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작년(109개)보다 참여사가 확대됐다. 이번 행사 전시관은 △핀테크관 △금융관 △글로벌관 △협력관으로 구성됐으며, 특히 글로벌 시장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관은 기존 15개 기관에서 31개 기관으로 늘어났다. 실제 행사장 곳곳에서 외국인 핀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한국 핀테크 기술을 경험하고, 이들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 카카오뱅크 부스에서 방문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이번 행사는 ‘핀테크 × AI, 금융에 취향을 더하다’라는 주제처럼 AI가 금융 서비스를 얼마나 개인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자리였다. 부스마다 소개된 기술은 모두 이용자 특성에 맞춰 조정되는 맞춤형 서비스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는 카카오페이의 생성형 AI 브랜드 ‘페이아이’다. ‘AI로 나만의 혜택 찾기’ 기능을 실행하자 편의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소비 상황에 맞춰 가장 유리한 결제 수단이 즉시 추천됐다. 이마트24를 선택하자 단순 할인 정보뿐 아니라 보유 카드별 할인 조건과 남은 실적까지 한눈에 표시됐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개인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 추천은 물론 특정 카드의 세부 정보까지 제공한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뱅크샐러드 부스를 방문해 김태훈 대표의 AI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AI 기반의 진화된 소비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부스에 설치된 AI 에이전트 ‘토핑’에 ‘아디다스 신발을 사고 싶은데 어디가 가장 싸?’라고 입력하자, 화면에는 주요 쇼핑몰 가격이 실시간으로 비교됐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쇼핑몰별 가격뿐 아니라 적용 가능한 쿠폰과 보유 카드 혜택까지 반영됐다. 구매 시점 판단도 가능했다. 에어컨 가격을 문의하자, 토핑은 “현재 할인폭은 크지 않지만 다음 주 블랙프라이데이에 평균 20% 이상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다릴 것을 추천했다. 실제 할인 기간이 되면 ‘지금이 최저가’임을 다시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갑 없는 결제 시장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네이버페이가 지난 18일 정식 출시한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 ‘Npay 커넥트’는 현금·카드·QR·간편결제·NFC와 더불어,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사인’까지 모든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 토스도 얼굴 인식 기반 간편결제 ‘페이스페이’를 선보이며, 소상공인과 개인 소비자 모두를 위한 맞춤형 금융 환경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