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스포츠+] '역사의 길' 걷는 안세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도 눈앞

  • 15세에 태극마크 다는 등 '조기 완성형 천재'로 평가

  • 올해 승률 94.4% 기록하며 10승 역사…11승 도전도

2002년생 안세영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이젠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2002년생 안세영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이젠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2002년생 안세영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이젠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안세영은 '조기 완성형 천재'였다. 지난 2017년 만 15세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처음으로 중학생 선수가 승률 100%를 기록하며 선발전 여자 단식 1위를 거머쥐었다.

안세영은 그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부터 성인 무대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19년 10월 2019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 오픈 정상에 서며 최연소 우승자로 등극했다.

2021년엔 2020 도쿄 올림픽 배드민턴 대표팀의 막내로 합류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8강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천위페이(중국)를 만났다. 선전했으나 경기 중 입은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고 결국 고개를 떨궜다. 경기가 끝난 뒤 안세영은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았다.

도쿄 올림픽의 눈물은 성장 원동력이 됐다. 안세영은 더 굵은 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쓰라린 패배를 거름 삼아 아픔을 딛고 무섭게 성장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2021년 11월과 12월 세 개의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했다.

안세영은 2023년에 굵직한 역사들을 써냈다. 3월 배드민턴 전영오픈 정상에 서면서 한국 선수로 1996년 방수현(여자 단식)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단식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7월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다. 8월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단식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9월 진행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자신을 좌절시켰던 천위페이까지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생 안세영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이젠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2002년생 안세영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이젠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지난해 안세영은 마침내 올림픽까지 제패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배드민턴의 올림픽 단식 종목 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이다. 안세영은 2008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멈췄던 한국 배드민턴 올림픽 금맥 시계를 16년 만에 다시 움직이게 했다.

안세영은 올해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슈퍼 500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7위)를 2대0(21-16 21-14)으로 완파하고 올 시즌 14번째 국제 대회에서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앞서 올해 세 개의 슈퍼 1000 시리즈(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다섯 개의 슈퍼 750 시리즈(인도오픈, 일본오픈, 중국오픈,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와 슈퍼 300 대회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안세영은 배드민턴 여자 단식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10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2023년 자신이 작성한 기록(9회 우승)을 넘어서 새 역사를 썼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세계 배드민턴 역사의 주인공이 된 안세영에게 축사를 보냈다. 최 장관은 23일 축사를 통해 "세계 정상에 오른 안세영 선수의 쾌거를 축하드린다. 올해만 국제 대회 10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은 한국 배드민턴의 저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확고히 보여준 값진 성과"라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안세영 선수의 모든 행보가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며 "특히 어린 시절 납 주머니를 차고 모래사장에서 묵묵히 훈련하던 그 소녀에게 따뜻한 축하를 전한다"고 격려했다.
 
2002년생 안세영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이젠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2002년생 안세영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이젠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안세영은 남은 시즌 더 큰 역사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다음 달 17일 중국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11번째 우승을 정조준한다. 마지막 대회마저 우승할 경우 2019년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11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월드투어 파이널스는 올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남녀 단·복식과 혼합복식 등 다섯 개 종목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낸 여덟 명(팀)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아직 안세영은 월드투어 파이널스 우승이 없으며, 최근 2년 연속 3회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망은 밝다. 안세영은 이날까지 승률 94.4%(68승 4패)의 경이적인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올해 '적수가 없다' '지는 법을 잊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특히 세계랭커가 대거 빠진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안세영은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무실세트 승리(2-0)로 마무리했다. 상대 선수들은 안세영을 상대로 10점을 내는 것도 버거워했다. 실제 기록을 보면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안세영의 경기당 평균 실점은 8.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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