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10년의 시차(時差)를 넘어, 여전히 빛나는 '기업 철학'이라는 불꽃

10년 만에 다시 신문사 광고대상을 진행하는 광고국장의 자리에 앉으니, 격세지감을 넘어선 깊은 감회와 깨달음을 동시에 느낀다.

25년 전, 광고대상 시상식 무대를 수놓았던 주역들은 주로 TV와 신문이라는 2대 매체를 기반으로 한 광고 캠페인이었다. 하지만 지금, 2025년의 광고대상은 그야말로 '다원화된 미디어 생태계'의 축소판이다.

매체의 혁신과 전통 매체의 깊이는 여전하지만,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인터넷, 소셜 미디어(SNS)를 활용한 입체적 연계 캠페인이 대세를 이룬다. 기술의 발달은 광고의 방법론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캠페인의 확장, 특히 눈에 띄는 흐름은 기업의 공공 캠페인(Public Campaign)의 약진이다. 이제 광고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아낸다. 공공의 사회공헌과 기업의 PR 목적을 융합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캠페인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내가 특히 주목한 것은 한화그룹의 '서울세계불꽃축제' 캠페인이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함께 멀리"라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공공에 기여함과 동시에, 주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가 대중과의 B2C(기업-소비자 거래) 접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탁월한 사례이다. 매년 가을 밤하늘을 수놓는 그 불꽃처럼, 이 캠페인은 기업 철학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승화시켜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SNS, AI 기술의 발달로 세상의 트렌드는 쉴 새 없이 변하고 있다.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10년 만에 다시 참여한 신문사 광고대상의 현장에서, 나는 하나의 변치 않는 진리를 확인한다. 바로 기업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철학은 아직도 불꽃처럼 지속된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과 새로운 매체의 파도가 아무리 거세게 밀려와도,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 광고 속에 담긴 기업의 진정성 있는 철학과 가치이다.

광고의 역할은 시대에 맞춰 진화했지만, 그 주변에서 광고를 빛나게 하는 광고인들의 노력, 기업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려는 열정, 그리고 그 메시지의 근간이 되는 기업 철학은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다양한 매체와 AI 기술의 발달로 세상의 트렌드는 변하고 있지만, 기업의 철학은 변함이 없다.

나는 광고 대상 시상대에 오르는 모든 이들의 열정과 헌신을 보며, 기업 철학이라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게 비출 것이라 확신한다.
 
김대환 아주경제 광고국장
김대환 아주경제 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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