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 인공지능(AI) 제조 생태계 구축에 약 5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자동차의 존재 목적이 '이동'에서 '이동의 가치'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효율성'에서 '자율제조'로 바뀌고 있다는 게 현대차의 판단이다. 자동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로, 컨베이어 벨트는 무인화 공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AI 제조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거는 배경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2030년까지 AI, 로봇 산업 육성,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동화 전환 등에 50조5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투자의 대부분은 차량 내 AI,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역량 고도화에 집중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AI 인프라 조성과 AI 로보틱스의 첨단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중장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우선 현대차 전용 고전력 AI 데이터센터가 설립된다. AI 모델 학습·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AI 데이터센터는 피지컬 AI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성되는 AI 학습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PB(페타바이트)급 데이터 저장소를 확보한다.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의 중추를 담당할 '현대차 피지컬 AI 어플리케이션 센터(가칭)' 사업도 추진한다. AI를 통해 대규모 행동 데이터를 학습한 로봇의 완성도와 안전성을 검증하고, 실제 산업현장 투입 전 신뢰성을 최종 검증하는 혁신 실증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고객 맞춤형 로봇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도 조성한다. 자체 로봇 생산부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AI가 스스로 공정 운영을 최적화하는 공장 자율제조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최근 완성차 업계의 기술 패권은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자동차의 부가가치가 단순 '이동'에서 '이동하는 시간의 가치'로 변모하면서 자율주행차, SDV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수십개의 카메라와 센서, 고정밀 지도 등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무한한 주행 시나리오에 대응해야 한다. 자동차 공장에서 사용되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작업 중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 상황을 탑재된 AI가 판단한다.
국내에는 이를 실증화할 AI 연구거점이 없다.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분야에서 미국, 중국 등에 비해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현대차가 AI 생태계 조성에 다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AI 제조 인프라 구축은 생산 효율 극대화는 물론 자동차 설계와 제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무기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와 로봇의 통합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과 공장을 상호 연결된 하나의 지능형 생태계로 발전시키는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