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2025 프리뷰] 아태 지역 오리지널 대확장…韓日 콘텐츠로 글로벌 공략 강화

[사진=디즈니+]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가운데 디즈니가 아시아·태평양(APAC) 콘텐츠 전략을 대대적으로 확장한다. 웹툰·게임·소설 등 아시아 고유의 창작 원천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와 결합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디즈니는 이 흐름에 발맞춰 한국·일본을 중심으로 창작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13일 오전 홍콩 디즈니랜드 리조트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Disney+ Originals Preview 2025)' 행사가 진행됐다. 

APAC와 글로벌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행사로 디즈니가 아시아 지역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콘텐츠를 확장하는지 보여주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태지역 스타들, 미국 제작진,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들이 참석해 디즈니가 향후 구축할 콘텐츠 전략을 직접 소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전세계 4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했으며 한국, 일본, 미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ㄹ핀, 태국, 호주, 멕시코, 브라질 등 약 14개국이 참여했다. 

이날 디즈니는 APAC 지역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가 디즈니+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웹툰, 만화, 게임, 음악 등 아시아 문화가 가진 폭넓은 스토리텔링이 글로벌 시청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아태지역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은 디즈니의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됐다. 현지 문화가 가진 독창성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사진=디즈니+]

올해 한국 오리지널 라인업 기대작 중 하나는 현빈·정우성이 출연하는 액션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다. 1970년대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격변기를 배경으로, 국가를 둘러싼 음모와 권력 구조를 파고드는 두 남자의 서사를 담았다. 공개일은 12월 24일이며 시즌2 제작도 확정돼 2026년 선보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재 디즈니+에서 공개 중인 여러 한국 오리지널 작품도 소개됐다. 지창욱·도경수 주연의 액션 스릴러 '조각도시', 박보영·김성철·이현욱이 그리는 범죄 드라마 '골드랜드'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어 이동욱과 김혜준이 다시 호흡을 맞추고, 일본 배우 오카다 마사키와 현리가 합류한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역시 글로벌 시청자를 겨냥해 세계관을 확장한다.

로맨스 장르에서도 대형 기대작이 등장했다. 아이유·변우석 주연의 '21세기 대군부인'이 2026년 공개를 확정했다. 입헌군주제라는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왕족과 재벌의 신분이 교차하는 현대 로맨스를 풀어낸다. 최근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세계적 팬덤을 확보한 변우석과 아시아 전역에서 영향력을 가진 아이유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포지션은 판타지·웹툰 기반 시리즈에서도 확실히 드러났다. 신민아·주지훈·이종석·이세영의 '재혼 황후', 수지·김선호 주연의 오컬트 로맨스 '현혹' 등 한국형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디즈니+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캐롤 초이 APAC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웹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는 글로벌 팬덤의 확장성이 뛰어나다. 현지 창작물이 가진 감성과 독창성은 세계 시청자에게 경쟁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예능·리얼리티 라인업도 대폭 넓어졌다. 방탄소년단(BTS) 지민·정국의 여행기를 담은 예능 '이게 맞아?! 시즌2' 역시 오는 12월 3일 공개를 앞두고 프리뷰 영상이 최초 공개됐다.

'운명전쟁49'는 무속인·사주·타로 전문가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49인이 미션을 통해 서로의 운명을 시험하는 콘셉트로 소개됐다. 전작 '흑백요리사' 제작진이 참여해 기대를 모았다. 

'킬러들의 쇼핑몰2' [사진=디즈니+]

디즈니 "아시아의 전통 문화·신앙을 엔터테인먼트로 끌어올린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는 이날 행사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은 비디오 게임 '데스 스트랜딩'의 창작자 코지마 히데오가 디즈니와 처음 협업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데스 스트랜딩: 고립(가제)' 제작 소식이 공개되자 현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게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서사를 구축하며, 사노 타카유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글로벌 게이머·애니메이션 팬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이 예상된다.

CJ ENM과의 한일 합작 프로젝트 '메리 베리 러브(가제)'는 한국 디자이너와 일본 농부가 우연히 공동 농장을 운영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로 소개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캣츠 아이: 파트2', '도쿄리벤저스: 삼천전쟁편', '메달리스트 시즌2', '원댄스' 등도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대표작으로 포함됐다.

아이돌 예능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트래비스 재팬 서머 베케이션 in the USA'는 글로벌 7인조 아이돌 트래비스 재팬의 미국 여행기를 담으며 2026년 여름 공개될 예정이다. 일본 인기 코미디 듀오 '치도리'의 다이고가 제작하는 버라이어티쇼 '다이고 프로젝트(가제)'도 디즈니+의 새로운 포맷 확대를 상징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사진=디즈니+]

디즈니는 2021년 APAC 오리지널 제작에 착수한 이후 현재까지 155편 이상의 오리지널을 선보였다. 한국·일본 콘텐츠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은 전체 시청 시간의 60% 이상이 아시아 외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콘텐츠 역시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디즈니는 "APAC 콘텐츠는 디즈니+의 글로벌 전략에서 중요한 축이 됐다"며 "2025년에도 아태지역 창작력과 글로벌 IP를 결합한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세계 시장에서 디즈니 브랜드의 경쟁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