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마트 항만' 중심에 선 BPT..."100% 자동화로 부산 북항 혁신 주도"

  • 신선대감만터미널, 친환경 터미널 전환 속도

  • 1000억 들여 노후화된 설비·시스템 대거 교체

  • "2027년까지 크레인 100% 자동화 목표"

사진이나경 기자
지난달 30일 찾은 부산 북항의 신선대·감만부두 전경. [사진=이나경 기자]
지난달 30일 찾은 부산 북항의 신선대·감만부두. 1990년대 개장한 이곳의 현재 모습은 '노후 부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노후화된 설비는 사라지고, 하역장(야드)에 빼곡히 쌓인 컨테이너를 옮기는 무인 자동화 야드 크레인만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 역시 안벽 크레인의 원격 조종으로 이뤄졌다. 약 150만㎡(약 45만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에서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이정행 신선대감만터미널(BPT) 사장은 "오는 2027년까지 BPT 내 모든 크레인의 완전 자동화를 통해 운영 효율 및 노동 안전성을 높여 부산 북항을 스마트 항만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BPT는 2016년 신선대터미널과 감만터미널을 하나의 운영사로 통합해 출범한 부산항 최대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다. 신선대터미널은 1991년, 감만터미널은 1998년 각각 개장해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선사들의 수출입 및 환적 물량을 처리하며 부산항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BPT는 부산 신항의 개항 이후에도 안정적인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여전히 연간 430만TEU를 처리 중이다. 지난해 인천항 전체 처리 물동량이 356만TEU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BPT는 스마트 항만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터미널 내 시설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간 BPT는 오랜 역사만큼, 부산항 내에서도 가장 오래된 설비를 사용해 왔다. 노후화된 장비는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지만, 장비 1대당 가격이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만큼 터미널 운영사 입장에서는 설비 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BPT는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과감히 투자해 노후화된 항만 설비를 전격 교체했다. 단순한 장비 보수가 아닌 스마트 항만으로의 전환을 위한 결단이었다.  

먼저 BPT는 무인 야드크레인 7대를 신규 도입하고, 기존 안벽크레인 9대를 원격 운전이 가능하도록 개조할 계획이다. 조문대 BPT 부장은 "신선대터미널은 오는 2026년까지, 감만터미널은 오는 2027년까지 안벽 크레인 100%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하역장에 있는 설비까지도 전부 자동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PT는 터미널 설비 자동화가 완성되면 서비스 운영 효율이 기존 대비 3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BPT의 도전은 부산항 북항의 재도약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국내 첫 완전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인 부산항 신항이 개장하면서 물동량이 대거 신항으로 빠지며 북항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스마트 항만 전환을 계기로 북항의 존재감을 다시금 증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정행 BPT 사장은 "그간 BPT는 하역 장비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재해예방시설 확충, 협력업체와의 공동 안전보건활동 등으로 스마트 항만으로의 변화를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부산항의 역사와 함께하며, 대한민국 해운항만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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