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진 본부장 "기업과 손잡은 상생형 어촌 산업화 추진"

  • 어촌 위기, 민관 협력으로 돌파구…서해오면 출시

나승진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촌해양본부 본부장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열린 서해오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나승진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촌해양본부 본부장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열린 서해오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2045년이면 전국 어촌의 85%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나승진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촌해양본부장은 29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열린 ‘서해오면’ 출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유출, 기후변화로 인한 자원 감소로 어촌의 생태·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어촌은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니라 공동체 붕괴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어가의 소득은 줄고, 바다는 점점 비어가고 있습니다.”

나승진 본부장은 해법으로 ‘민관 협력형 어촌 상생 모델’, 즉 ‘코 어촌(Co漁村)’을 제시하고, “어민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민간의 전문성과 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어촌도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부터 어촌체험마을을 조성하며 관광 소득 다변화를 시도해왔으나,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감소와 고령화로 운영 한계가 드러나 민간 협력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들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만든다면, 어촌은 단순한 체험지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산업 현장이 됩니다.”

대표 사례로 충남 보령 군헌어촌마을의 ‘서해오면’ 프로젝트를 꼽았다. 군사보호구역으로 편의시설조차 둘 수 없던 군헌마을은 한국어촌어항공단과 지역 기반 미식 콘텐츠 기업 ㈜먹고놀랩이 손잡고 프리미엄 컵라면 ‘서해오면’을 개발하며 새로운 소득 모델을 만들었다. “기업은 제품을 개발하고, 마을은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판매를 맡았습니다. 지역 특산품 바지락을 넣은 이 컵라면은 마을의 이름과 정체성이 담긴 어촌형 로컬 브랜드입니다.”

29일 공식 출시된 ‘서해오면’은 해양수산부, 한국어촌어항공단, ㈜먹고놀랩 ‘놀고먹기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첫 협업 성과다. 브랜드명은 ‘서해의 다섯 가지 맛(서해五麵)’과 ‘서해에 오면 맛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컵라면 한 개에 국내산 바지락 두 개를 동결건조해 넣고, 바지락 분말수프로 감칠맛을 더했다. 보령 군헌마을 어민들은 바지락 원물 공급과 스토리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고, 공단은 제품 기획과 유통을, 먹고놀랩은 브랜딩과 패키지 디자인을 맡았다. 제품은 군헌어촌마을 현장과 지역 온라인몰에서 판매된다.

㈜먹고놀랩의 놀고먹기연구소는 ‘서해오면’을 시작으로 ‘남해오면’, ‘동해오면’ 등 국내 해양권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라면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은 “서해오면은 인구감소와 온난화로 어려움을 겪는 어촌의 수익 모델을 식품 산업으로 확장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남해와 동해로 영역을 넓혀 우리 바다를 경험할 수 있는 ‘먹는 굿즈’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나 본부장은 “기업이 수익을 얻는 동시에 어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농촌의 ‘1사1촌 운동’처럼 기업과 어촌을 연결해 수산물과 관광자원을 매칭하면 어촌도 브랜드가 된다. 소멸이 아닌 지속 가능성의 이름으로 어촌의 내일을 다시 써가겠다”고 강조했다.

서해오면 사진기수정 기자
서해오면 [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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