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과도기'…당국 지적에 증권사 FOK 주문 중단

 
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SOR(Smart Order Routing·자동주문배분)’ 서비스 내 FOK(Fill or Kill) 주문 방식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SOR 주문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는 대체거래소 확산기에 나타난 과도기적 조정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7일부터 SOR 주문 시 FOK 조건 주문 서비스를 중단했다. 키움증권 측은 “주문 체결 효율성과 안정성 제고를 위해 SOR 주문 시 FOK 조건 주문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오는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 같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금융당국이 최근 SOR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 뒤 일부 문제점을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SOR 주문은 투자자 주문을 한국거래소(KRX)와 대체거래소(넥스트레이드) 등 복수 시장으로 나눠 최적의 가격과 체결 조건을 찾아 자동으로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증권사들이 서비스를 도입하며 체결 효율성과 투자자 편익을 높이는 기능을 수행해왔다. 반면 FOK 주문은 주문 수량 전량이 즉시 체결되지 않으면 전체 주문이 취소되는 방식이며 대량 주문 등에 사용된다.
 
문제는 두 주문 방식이 구조적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SOR을 통해 주문을 내면 시스템은 이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로 분할해 전송한다. 이때 양쪽 시장에 각각 유리한 체결 조건으로 주문 전량을 거래할 만큼 물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FOK 조건에 따라 전체 주문이 취소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체결률이 낮아지거나 주문 실패가 빈번해지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대체거래소 정착을 위한 과도기적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7개월여 만에 자본시장법상 시장점유율 상한선(6개월 평균 15%)을 초과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거래소보다 긴 거래 시간(오전 8시~오후 6시)과 낮은 수수료율이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국이 SOR 내 FOK 주문 방식을 구체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점검 과정에서 일부 거래 구조가 증권사의 ‘최선집행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고 투자자에게 불합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업계와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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