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유통업계 인사 시즌…롯데·현대 CEO 거취 촉각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유통업계가 예년보다 빠르게 정기 인사 시즌에 돌입하서면서 주요 그룹 내 대표이사급 경영진의 거취를 두고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이 정체되거나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지난달 정기인사로 물꼬를 튼 데 이어 CJ그룹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을 잇따라 교체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새 수장의 리더십이 각 그룹의 위기 대응력과 사업 재편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올해 유통 대기업들의 인사 기조는 성과 중심의 보상 원칙은 유지하되, 위기 대응력과 조직 안전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내수 침체·고금리·소비 위축 등 복합 악재 속에서 경영 효율화와 체질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26일자로 정기 임원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실시했다. 그룹 내 8개 주요 계열사에서 대표이사가 교체되거나 승진했다.
 
신세계는 박주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대표이사에 연임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김덕주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시그나이트 대표 문성욱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커머스 계열사 지마켓의 신임 대표에는 이커머스 전문가인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이 내정됐다. 지마켓의 새 성장 비전인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과 ‘AI 테크 역량 향상’을 도모해 지마켓 재도약을 이끌게 된다.

SSG닷컴 새 대표에는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SCM전문가인 최 신임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간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신선식품 등 SSG닷컴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도 이달 식품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교체했다. CJ제일제당은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고, CJ푸드빌은 CJ프레시웨이 이건일 대표가 겸직 체제로 올라섰다.
 
윤석환 사장은 2021년부터 CJ제일제당의 바이오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끈 인물이다. CJ푸드빌의 경우 이건일 대표가 지난 2022년 12월 CJ프레시웨이 대표직을 겸하며 식자재유통과 외식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통합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CJ그룹은 각 사의 기존 리더십 체제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계열사 CEO들은 유임했다. 신규 경영리더 승진 인사 중심의 2026년 정기 임원인사는 후속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롯데그룹의 인사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오는 11월 초~중순께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부회장)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사장)는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재신임 여부가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 개선은 판매관리비 절감과 점포 효율화 등 비용 절감 효과에 기댄 측면이 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2027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의 거취도 주목된다.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이 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감소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예년과 비슷하게 이달 말~11월 초 정기 인사가 예상된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공동 경영 아래 대형점포 실적이 견조한 만큼 CEO 교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다만 패션 계열사 한섬을 이끌고 있는 김민덕 대표의 거취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40%가량 감소하면서 일부 사업부 조정이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부진이 장기화된 계열사들은 인적 쇄신 압박이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경영 안정성 확보가 중요해 대규모 교체보다는 선택적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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