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다시묻다] "포항지진은 인재...지열발전 유체주입이 단층 자극"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항 지진피해 정책 세미나에서 2017년 11월 15일 규모54 포항지진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02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항 지진피해 정책 세미나'에서 '2017년 11월 15일 규모5.4 포항지진'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0.2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항, 다시 묻다: 지진 책임과 재발 방지’ 정책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2017년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의 유체주입으로 인한 인위적 촉발지진(유발지진)”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지열발전소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총 수만 톤의 물을 지하 4km 깊이로 주입했으며, 이 시점부터 발전소 주변에서 미소지진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유체가 단층 내 압력을 높여 응력 불균형을 초래했고, 결국 규모 5.4의 본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지진이라면 이전에도 주기적인 지진 활동이 관측돼야 하지만, 포항지진의 진앙 인근에서는 주입 전 지진이 거의 없었다”며 “유체주입 이후 미소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은 명확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포항지진 발생 과정을 △지열발전소의 시추 및 유체주입 △미소지진의 급증 △단층 응력의 누적 △본진 발생의 순으로 정리했다.

김 교수는 “유체가 단층면의 마찰력을 감소시켜 누적된 응력이 임계점을 넘어섰을 때 단층이 파열됐다”며 “본진의 진앙이 주입정과 불과 600m 떨어진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지질학적 근거”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유체주입 중 미소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사업자가 즉시 주입을 중단하지 않았고,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미비했다”며 “위험 징후를 인지하고도 대응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관리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열발전은 기후위기 시대에 필수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술이지만, 단층 구조 분석과 응력 모니터링 없이 추진할 경우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 유사 사업에서는 실시간 지진 감시와 긴급 중단 절차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포항 사례는 기술과 안전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세계적 경고”라며 “과학의 책임과 사회적 안전이 병행될 때만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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