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앞두고 공개매각 카드 꺼낸 기업들, 인수자 찾기 '막막'

  • 엔에스이엔엠, 공개매각 통해 경영정상화 시도

  • 상장폐지 위기 기업, 공개매각으로 '마지막 기회' 모색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코스닥 상장사들이 '공개매각' 카드를 꺼내고 있다. 매각 명분은 대부분 경영정상화이지만, 상당수가 이미 거래정지 상태라 실질적인 인수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현정·구혜선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엔에스이엔엠은 지난 15일 공개매각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 이전을 추진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로 성현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매각 절차는 주관사 계약 체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진행될 예정이다.
 
엔에스이엔엠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각은 경영투명성 확보와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향후 매각 대상 및 조건이 확정되는 대로 관련 법률과 규정에 따라 추가 공시하겠다"고 말했다.
 
엔에스이엔엠은 쌍방울그룹 계열사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디모아와 제이준코스메틱은 제3자를 통해 이미 매각을 완료했지만, 엔에스이엔엠은 직접 공개입찰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디모아는 최근 오션인더블유를 대상으로 1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최대주주가 에스제이홀딩스 제1호 투자조합으로 변경됐다. 화장품 전문기업 제이준코스메틱은 최근 차바이오텍 계열사 차케어스가 인수했다.
 
공개매각을 추진하는 기업은 더 있다. 지난 9월에는 올리패스가, 8월에는 현대사료·세종메디칼·플래스크 등이 잇따라 공개매각 절차를 공시했다. 이들 대부분은 거래정지 상태로 영업손실이 누적된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M&A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올리패스는 상장폐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한국거래소는 경영 투명성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 부족을 이유로 지난 14일 상장폐지를 최종 확정했다. 올리패스 주권은 오는 16일부터 정리매매에 돌입하고, 상장폐지일은 27일로 예정됐다.
 
올리패스는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회계법인은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 주요 검토절차 제약 등을 지적했다. 여기에 반기 매출 7억원 미만(5억6335만원)에 그쳐 실질심사 요건을 충족했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철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벌점 30점·제재금 4600만원 부과 등으로 경영 리스크가 누적됐다.
 
현대사료 역시 약 50억원 규모의 추징보전 조치가 이뤄지면서 매각 부담이 커졌다. 추징보전은 형사사건에서 피의자의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법원이 특정 재산을 일시적으로 동결하는 조치다. 잠재적 인수자는 부채와 법적 리스크를 함께 떠안아야 한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개매각 움직임을 "퇴출을 앞둔 좀비기업들의 마지막 퇴로 찾기"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매각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시간 벌기용 카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제도 강화 속에서 이러한 '공개매각 러시'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에서는 올해만 17곳, 유가증권시장에서는 7곳이 상장폐지됐다. 지난해(20곳)와 2023년(14곳)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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