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한달 대기에도 은행 문의 빗발…닷새 만에 470억 넘게 팔렸다

  • 시중銀 228㎏ 실물 금 팔려

  • 매입까지 최대 4주…WM센터에도 문의 잇따라

서울 종로구 한 쥬얼리에 놓인 골드바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 쥬얼리에 놓인 골드바 [사진=연합뉴스]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러 강세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 관련 투자에 몰리면서 시중은행의 골드바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주일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판매액은 470억원을 웃돌면서 일부 영업점에서는 없어서 못 팔거나 구입 신청 후 실제 배송까지 한 달간의 대기 기간이 있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13일 기준 골드바 판매액은 474억2708만원으로 지난달 말 판매액의 43%에 달했다. 

명절을 제외한 영업일 닷새 만에 지난 한달 판매액의 절반을 채운 것이다. 올해 1월 골드바 판매액은 270억원에 불과했지만 7월부터 390억원대로 증가하더니 9월부터 1000억원대로 급증했다. 현재 골드바 100g짜리 1개 가격은 약 2200만원이다. 1㎏짜리는 약 2억2000만원인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는 5일 만에 228㎏에 달하는 실물 금이 은행에서 팔려나갔다. 9월 셋째 주 이후 판매된 골드바는 배송까지 2~4주 걸릴 정도로 대기 기간도 길다. 

수요가 빗발치자 국내 은행에 골드바를 공급해온 한국조폐공사는 은행들에 골드바 10g·100g 제품 공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조폐공사는 이르면 12월 공급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은 한국금거래소 1㎏짜리 제품만 한정적으로 판매 중이지만 이마저도 1~2주가 지나서야 실물을 수령할 수 있을 정도로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은행 자산관리(WM) 센터에서도 골드바 구매와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프라이빗 뱅커(PB)는 "일부 투자자들이 금 매입가와 매도가의 매매 차익에 대해서 비과세를 적용하는 데 주목해 단기 금테크를 하려는 수요가 불었다"며 "중국에서 금 사재기가 품귀를 더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 실물을 일정 기간 맡기면 보관은 물론 운용 수익까지 챙긴 뒤 만기에 금도 되돌려주는 신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러 강세,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등이 작용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언제든지 현금으로 유동화할 수 있는 금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권은 조만간 금 가격과 수요 조정 시기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증시 등 안전자산이 버블 상태라고 보고 있고 한국의 경우 금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붙은 상태"라며 "금 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하는 가운데 조정 국면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해외 금 ETF로 자금을 옮기려는 움직임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바 외에 안전자산인 달러를 찾는 니즈도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이달 13일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642억 달러로 지난달 말 대비 30억 달러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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