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김태우 대표이사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김 대표를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만장일치 추천했기 때문이다.
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1일 임추위를 열고 김태우 현 대표이사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김 대표는 오는 1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연임될 예정이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2명과 비상임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재적 위원 3명 전원이 김 후보 추천에 찬성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하나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경쟁력을 눈에 띄게 강화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3년 10월 취임 당시 하나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가치(NAV) 점유율은 0.32%(국내 9위)에 그쳤으나, 올해 8월 기준 1.00%로 상승했다. ETF 시장 내 순위는 그대로지만 점유율이 약 3.1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순자산가치총액은 3503억원에서 2조3278억원으로 증가했다.
하나자산운용은 경쟁사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혔다. 취임 당시 8위 운용사인 엔에이치아문디자산운용과의 점유율 차이는 1.26%포인트에 달했으나 현재는 불과 0.1%포인트로 줄었다.
하나자산운용의 ETF 종목 수는 8월 기준 14개에 불과하다. 10위권 내 주요 운용사들이 최소 50개 이상의 상품을 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다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제한된 라인업으로 차별화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의 연임이 확정되면, 향후 2기 체제에서 ETF 사업 고도화와 그룹 내 시너지 강화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9월에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테마를 반영한 ETF를 출시하며 AI 산업 성장의 수혜를 노리고 있다.
그의 리더십 아래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강화도 예고됐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손자회사인 하나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자산운용은 증권·은행 등 그룹 내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967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국제금융 석사를 취득했다. 1993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금융권 경력을 시작했으며,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과 본부장을 거쳐 피델리티자산운용 한국 주식투자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이어 다올자산운용(옛 KTB자산운용)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고 2023년 10월부터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김 후보는 조직의 경영 방향과 중장기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자본시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그룹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대표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춘 인물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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